서울 지하철에 엘리베이터 위치를 알기 쉽게 안내하는 군청색 바닥띠 ‘세이프로드’가 도입된다. 어르신·장애인 등 교통약자 및 외국인 이용객의 승강기 이용 접근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교통공사는 행정안전부·한국승강기안전공단과 함께 서울 지하철 내 주요 9개 역에 안전사고 예방과 휠체어 이용 장애인 등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을 위한 ‘엘리베이터 이용유도 안전동선 세이프 로드’를 설치했다고 26일 밝혔다.
9개 역에 설치된 바닥띠의 길이는 2.5km에 이른다. 부착 역사는 ▲청량리역(1호선) ▲제기동역 ▲종로3가(1, 3, 5호선)역 ▲동대문역사문화공원(2 ,4, 5호선)역 ▲가산디지털단지역(7호선) 등이다.
지하철 역사내 엘리베이터 위치는 통상 종합안내도 및 벽면·천장 표지판 등을 통해 안내해 왔다. 그러나 표지판이나 지도가 있는 위치를 이용승객이 직접 찾아야 하기에 번거로운 점이 있었다.
이런 점을 고려해 공사는 작년부터 이런 이유로 적극적으로 엘리베이터 이용 안내가 필요하다는 내외부의 의견을 반영해 엘리베이터 맞춤형 위치안내 포스터(800매)·스티커(156개 역, 502개)를 부착해 온 바 있다.
‘세이프 로드’는 포스터와 스티커보다 더욱 눈에 띄며 직관적으로 엘리베이터의 위치를 알릴 수 있는 안내 방식이다.
지하철역에 이미 부착되어 있는 환승띠나 고속도로 등 각종 도로 바닥에 부착된 출구 유도선, 다양한 공공기관의 편의시설 이동선 등 이용객을 유도하는 선형 부착물을 엘리베이터 위치 안내에도 활용한 것이다. 도시철도 업계 최초로 추진하는 것이기도 하다.
‘세이프로드’는 엘리베이터의 주 이용객인 휠체어 이용 장애인을 비롯한 교통약자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부착 대상 역은 어르신·휠체어 이용객 등 교통약자 및 환승인원이 많은 곳을 선정했으며, 휠체어를 이용해 역 바깥부터 열차 탑승·환승까지 실제 이동 가능한 동선을 선정해 띠를 부착했다.
한편 ‘세이프로드’의 시안 선정과정에서 기존 바닥에 있는 환승띠와 혼선이 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고려했다. 기존 수도권 도시철도 노선 색을 분석한 후 4가지의 후보색상을 선정했다.
다음으로는 색약자도 유사하게 인식할 수 있는 색을 선정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색약 시뮬레이션을 실시해 군청색과 회색을 최종후보군으로 선정했으며, 실제 인쇄물을 통해 역사 바닥과의 배색, 오염에 강한 정도를 고려해 최종 군청색으로 선정했다.
또한 어르신이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글씨 크기 확대, 외국인이나 어린아이도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영어와 그림 안내(픽토그램) 삽입 등 시안 설계과정에서 모든 이용객을 고려한 ‘유니버설 디자인’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미끄럼 방지 기능이 포함된 아스팔트 스티커 재질로 제작되어 안전성도 충분하다.
그림 안내는 장애인을 고려한 ‘2016년 서울시 공공시설물 표준형 디자인 개발 가이드라인의 국제표준(SPI PH049)형 엘리베이터’ 규격을 준수한다.
이번 ‘세이프로드’ 제작에는 그간 지하철 이용 시 교통약자를 위한 의견을 꾸준히 전달해 온 장애인 이동권 협동조합 ‘무의’의 지원도 큰 힘이 되었다.
협동조합 무의측은 제작과정에서 장애인 입장에서 지하철 이용 시 필요한 요소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으며, 나아가 세이프로드를 이용한 엘리베이터 탑승 시 교통약자가 먼저 탑승할 수 있도록 도움이 필요하다는 홍보를 공사와 함께 적극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홍윤희 장애인이동권컨텐츠제작 협동조합 ‘무의’ 이사장은 “지하철환승지도를 만들 때의 목적은 시민들과 함께 하는 캠페인을 통해 장애를 무의미하게 하자는 것이었다”며 “세이프 로드 확산을 통해 엘리베이터 우선탑승 에티켓 향상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교통약자의 이동이 편해지는 인식 개선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김석호 서울교통공사 영업본부장은 “세이프로드 제작에 많은 도움을 준 행정안전부, 한국승강기안전관리공단 및 ‘무의’에 깊은 감사의 뜻을 표한다”라며 “앞으로도 교통약자가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서울 지하철을 만들어 나기 위해 시민 여러분께서 많은 지원과 도움을 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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