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위드앙상블 정기공연이 오는 9월 5일 저녁 7시 30분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티켓은 전석 2만원이며 장애인은 동반자 1인까지 50% 할인된다.
사회적협동조합 '드림위드앙상블'은 2015년에 창설된 전문예술법인이다. 클래식 연주를 하는 발달장애 단원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연 80회 이상의 공연을 하고 있다.
이번 공연은 클라리넷과 색소폰, 트럼펫 등의 수준 높은 관악기와 타악기의 매력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드림위드앙상블에서 음악교육을 받고 있는 빅밴드의 데뷔 무대여서 관심이 간다.
드림위드앙상블 정단원은 '클라리넷앙상블'에 김우진, 오희망, 은성호, 전현준, 정종현, 주호재, 한태현 등 7명이고 밴드팀은 색소폰 양승규, 이재혁, 그럼 윤진희 등 3명으로 드림위드앙상블의 음악교육 프로그램(아카데미 드림위드)에 참여한 교육생들도 8명이 있다. 교육생 중 박세준(클라리넷)은 5년간 교육생으로 공부하다가 최근 정단원으로 입단한 막내로 대기업 카센터에서 정규직으로 일하던 것을 정리하고 음악인의 삶을 선택했다.
정단원들은 대부분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하기도 하고, 각종 대회에서 화려한 수상을 하기도 하였지만, 매일 출근하여 기량을 닦고 있다. 드림위드앙상블 이옥주 이사장은 11명의 발달장애인 연주자 포함 16명의 직원이 모두 정규직으로 근무하며 음악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 늘 감사한 마음이다. 그동안 연습실 임대료 후원을 해 주던 한 기업인이 경기가 어려워져 더 이상 후원을 하지 못하게 된 마당에도 발달장애인의 음악인으로서의 꿈을 멈출 수는 없다고 말한다.
이번 공연은 제8회 정기 연주회로 뮤지컬 극단 '라하프'와 콜라보 공연을 마련했다. 초가을의 문턱에서 흥겨운 음악 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해 무한한 가능성과 어울림 그리고 수준 높은 기량을 통해 지지와 감명을 전하고자 한다.
공연의 첫 곡은 요한 스트라우스 2세의 오페라타(작은 오페라)'박쥐 서곡'(Die Fledermous-Overture)이다. 이 곡은 프랑스 연극 '한밤의 축제'라는 코미디에서 악상을 가져온 것으로, 귀족들의 부도덕을 풍자한 극이지만, 서곡은 무도회를 위한 왈츠곡이다.
코미디나 풍자는 잊어버리고 우리는 무도회의 화려한 사교 장면을 상상하면서 곡을 들으면 충분할 것이다. 왈츠는 무도회에서 사용하는 음악이지만, 무도회 장면을 묘사한 곡으로 우리에게 상상을 하게 만든다. 우리의 마음을 열고 서로 공감하는 곡을 공연의 서곡으로 선보인다. 요한 스트라우스의 열정과 호감을 맛볼 수 있다.
다음 곡은 가브리엘 포레의 '시실리안느'(Sicilienne)로 시칠리아 지방의 전원적인 분위기의 느린 춤곡으로, 아리아 형식의 기악곡이다. 지리한 여름의 피로를 잊을 수 있도록 초가을의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도록 인도해 줄 것이다.
아스트로 피아졸라의 '3 탱고'(3 Tangos)도 무대에 올리는데, 탱고는 남미에 이민 온 스페인 이민자들의 시름을 달래기 위해 추는 춤으로, '3 탱고'는 격렬하고 활발하거나 우아함보다는 시름에 찌든 마음을 달래주는 분위기의 곡이다.
러시아 국민학파는 유럽의 귀족과 종교에서 벗어나 해방적이면서 토속적인 음악을 추구하였다. 국민학파 5인조의 한 사람인 무소르그스키가 친구의 그림 전시회에 초대되어 그림을 감상하다가 악상을 떠올려 '전람회의 그림'(Pictures of on Exhibition)을 작곡하였다. 이 곡 연주하는 것을 듣다 보면 마녀가 빗자루를 타고 요리조리 날아다니는 모습을 클라라넷으로 정말 잘 표현했다는 걸 실감하게 될 것이다.
비제의 '카르멘 판타지'(Carmen Fantasy)는 니체가 우울과 습기를 날려벼리는 태양 같은 음악이며 풍요롭고 완벽한 음악이라고 극찬한 바 있다. 자유분방한 집시 여인 카르멘의 야성적인 매력과 사랑의 격렬함과 허무함을 음악으로 경험하게 해 줄 것이다. 이런 표현을 색소폰 4중주를 통해 우리의 심금을 울릴 것이다.
드림위드앙상블 밴드팀의 연주로 선보이는 미국 재즈 작가 허비 핸콕(Herbie Hancock)의 '칸토루프섬'(Cantoloupe Island)은 경쾌하고 화려한 재즈곡으로 1976년 앨범 Secrets에 네 번째로 수록된 곡이다. 이곡은 긴 그루브(리듬의 흥겨움)가 특징이다. 밴드팀은 베이스 슬랩의 제왕 마커스 밀러의 'Run For Cover'곡 연주를 통해 퓨전 음악의 즐거움에 도전한다. 발달장애인이 이런 다양한 장르를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가 엿보인다.
밴드팀과 트럼펫 교육생이 함께 연주하는 '9월'(September)은 모리스 화이트와 알 멕케이, 엘리 윌리스가 작곡 작사한 곡으로 1970년대 가장 뛰어난 소울 그룹 중 하나였던 ‘Earth, wind & Fire’의 대표곡이다. 펑키한 풍으로 저절로 어깨를 들썩거리게 하는 곡이지만, 옛 연인을 그리워하는 가사로 이루어져 슬픔보다는 즐거웠던 시절을 되새기는 분위기로 승화되어 있다.
빅 밴드의 연주로 보사노바(브라질 음악으로 '새로운 물결'이라는 의미임)의 거장 안토니오 조빔(Jobim)의 '이파네마에서 온 소녀'(Girl from lpanema)는 음악을 위해 도시로 온 소녀의 당차고 경쾌함과 느긋함을 감상할 수 있다.
콜라보로 공연에 참여한 발달장애인 뮤지컬 극단 '라하프'는 루이스 프리마의 'Sing Sing Sing'춤으로 재즈 스윙곡의 진수를 보여준다. 이 곡은 라하프의 뮤지컬 공연 '드리머스'에서 딸을 찾는 아빠가 딸이 좋아하던 음악을 통해 딸을 이해하고 사랑함을 발견하게 되는 장면에서 추는 춤이기도 하다. 그리고 공연의 마지막 곡으로 바비 다린의 ‘Beyond the Sea’는 드림위드앙상블의 빅밴드의 연주와 라하프의 춤이 함께 아울린다. '수영을 하지 못해도 바다를 좋아한다'는 이 곡 가사는 장애가 장애 되지 않음을 이야기하는 듯하다.
이번 공연은 대부분 추억의 춤곡들이다. 익숙함과 가을의 정취를 느끼게 하고자 하는 의도가 담겨 있기도 하고, 리듬 속에서 소외되는 이 없이 모두 함께 한다는 의미도 있다. 특히 재즈를 주로 다룬 것은 흑인들의 저항과 음악으로서의 승화를 곱으며 장애인들의 가능성과 자주적 존재를 알리고자 함일 것이다. 정말 놓치고 싶지 않은 가을의 서곡들이다. 음악에서는 도움을 받는 자가 아니라 모든 사람을 음악 세계로 이끌어 나누는 도움을 주는 자로서 우리는 발달장애인 예술가를 인식할 때 감명은 배가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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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서인환 iws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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