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도 안 되는 긴급분산조치’ 장애계 분노
송파 장애인거주시설 14일 복귀 진행 확인 “유지해야”
장애인단체, 4개 사안 요구…서울시, 사실 확인 나설 것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1-01-14 15:54:55
▲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6개 단체는 14일 오후 1시 서울시청 앞에서 ‘송파구 A장애인거주시설 재입소 반대! 긴급분산조치 유지 및 긴급탈시설 이행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유튜브 캡쳐
송파구 A장애인거주시설에서 긴급분산조치 된 비확진자들을 자가격리 기간인 2주도 채우지 않고 시실 내 복귀를 진행한다는 소식에 장애인단체들이 비판하며 긴급분산조치 유지를 촉구했다.서울시가 지난달 합의를 통해 긴급임시거주공간으로 분산된 장애인의 거주기간을 일차적으로 자가격리 기간으로 진행하고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로 완화될 때까지는 돌려보내지 않을 것을 중앙대책안전본부(이하 중대본)에 요청하겠다고 했지만, 이 같은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장애여성공감,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6개 장애인단체는 14일 오후 1시 서울시청 앞에서 ‘송파구 A장애인거주시설 재입소 반대! 긴급분산조치 유지 및 긴급탈시설 이행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지난달 장애인거주시설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와 코호트 격리조치에 대해 기자회견과 천막농성을 진행해 서울시와 해당 시설의 긴급분산조치 등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11일 송파구 A장애인거주시설에서 코로나19에 집단 확진자 70여 명을 병원으로 이송했으며, 비확진자는 동대문과 가평의 숙박 시설로 이동했다는 공문을 전달해 왔다.
하지만 송파구청 등에 확인한 결과 자가격리 기간 2주를 채우지도 않은 14일 송파구 A장애인거주시설 소독을 마무리한 후 거주인들의 시설 내 복귀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장애여성공감은 “집단감염이 발생한 거주시설로의 복귀는 또다시 집단감염의 가능성을 반복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방역 차원에서도 안전을 담보하기 어려운 조치다”고 꼬집었다.
이어 “물리적 거리두기 확보가 불가능한 거주시설의 조건 자체만으로 코로나19 감염 위험성이 높은 상황에서 거주인들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시설 재입소가 아니라 긴급 분산 조치 유지 및 긴급탈시설 이행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이에 이들 단체는 ▲송파구 A장애인거주시설 집단감염에 따른 긴급분산조치 유지 ▲송파구 A장애인거주시설 거주인 전원 긴급탈시설 이행 ▲긴급탈시설 이행 이후 탈시설지원 이행 연결 ▲민관대책기구 구성 및 실행 등을 요구하며 서울시와 면담을 진행했다.
▲ 14일 오후 1시 서울시청 앞에서 개최된 ‘송파구 A장애인거주시설 재입소 반대! 긴급분산조치 유지 및 긴급탈시설 이행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왼쪽)와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서기현 공동대표(오른쪽).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대한민국 정부는 5인 이상 집합금지를 해제하면 다시 코로나가 심해질까 걱정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가 5인 이상 집합금지를 하는 이 시점에서 114명이나 되는 거주시설에 왜 다시 사람들을 모으는 것인가. 왜 중증장애인들만 거주시설에서 갇혀 지내야 하는가”라며 울분을 토했다.이어 “서울시는 긴급임시거주공간으로 분산된 장애인들을 코로나 1단계로 완화될 때까지는 돌려보내지 않겠다고 합의한 내용에 대해 중대본에게 요청했다고 했는데 오늘 새로운 장애인정책과장을 만나 약속을 얼마나 이행하고 있는지 확인하려 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분산조치를 했으면 코로나 시국에 제대로 탈시설 계획을 수립하고 장애인에 대한 지원책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코로나 시기가 지나면 이들이 탈시설로 이행해야 한다”면서 “서울시뿐만 아니라 중대본, 송파구, 복지부 장관에게도 간곡하고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서기현 공동대표는 “서울시는 약 40여 개의 시설을 관할하고 있으며 이 시설에는 총 3,000명 이상의 장애인들이 수용돼 있다”면서 “그들은 1년 이상 시설에서 오도 가도 못 하고 있다. 그렇다고 방역이 잘되는가? 여기저기서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가 긴급하게 요청한 대로 긴급분산조치를 했는데 거리두기 단계가 완화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거주인들을 모은다는 것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코로나 상황에서 장애인들을 방치하겠다는 것이다”며, “국가적인 재난 속에서 장애인이 이런 취급을 받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 14일 오후 1시 서울시청 앞에서 개최된 ‘송파구 A장애인거주시설 재입소 반대! 긴급분산조치 유지 및 긴급탈시설 이행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장애여성공감 이진희 공동대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장애여성공감 이진희 공동대표는 “중대본, 송파구, 서울시가 하나같이 정부와 지자체가 장애인들을 살리기 위해 정책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 시설화된 사회 안에 장애인들을 철저하게 가두고 고립시키려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이어 “비확진자 거주인들을 모두 분산조치를 했다는 것을 들은 것은 11일 오후였다. 일주일이 지나지도 않은 시점에서 시설 방역을 완료했다고 다시 시설에 모으겠다는 것은 너무나 거짓말”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활동가들은 해당 시설 거주인들과 어렵게 통화를 이어나가고 있는데 거주인들이 종사자가 전화통화를 하면 코로나에 감염된다고 말하며 황급히 전화를 끊는 경우가 있다”며, “도대체 시설 내에서 거주인들에게 코로나에 대해 어떤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것인가. 이런 공간에 거주인들을 돌려보내는 것은 대체 장애인 당사자들의 어떤 안전을 담보하고 있는 것인가“라며 호소했다.
한편 기자회견 후 가진 면담에서 서울시 장애인정책과장은 A장애인거주시설과 송파구청을 직접 방문, 사실을 자세히 알아보고 연락을 하겠다는 답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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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민 기자 (bmin@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