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수분 사랑’으로 장애 자녀 품어가는 맘들에게 박수를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8-08-08 13:24:27
일전에 방송된 EBS의 <장애아동의 엄마로 산다는 것> 다큐멘터리 방송을 보며, 마음속에서 ‘싸륵싸륵’ 따끔한 이물질들이 아직 아물지 않은 생채기 위를 비비고 지나가는 듯 내내 쓰라렸습니다.
나 역시 장애가 있는 아들을 키우고 있는, 성인이 된 자식의 미래가 늘 걱정인 늙어 가는 엄마입니다. 화면 속 젊은 엄마들 얼굴에서 지난 시간들의 내 모습이 보이며 낯설지 않았습니다. 여러 장애유형의 아동들과 그 엄마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규재도 저 나이 때..... ’ 지나온 시간들이 생생하게 떠올랐습니다.
하긴 지금 규재가 스무 살이니 그다지 오래된 기억은 아닙니다만, 화면 속의 엄마들의 속내와 근심, 교육 문제, 미래 걱정 등 그때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없는 현실이 답답했습니다.
젊은 엄마들이 장애가 있는 자식을 안고 시간에 쫓기며 사는, 아니 살아내고 있는 하루하루 일과가 나오는 화면을 보며 마음이 한없이 바닥으로 내려앉아 속눈물이 되어 코가 따가워졌습니다.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서...”
“내가 뭘 잘못해서 자식이 이럴까...”
“임신해서 태교를 잘 못해서 이런가...”
“감기약 같은 것도 안 먹었는데...”
나 역시 그런 생각들로 괴로웠던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극단적인 생각도 했지요...”
“먼 곳에 버리고 올까하고도 생각한 적이...”
“이 아이랑 같이 ...”
나 역시 그런 생각들로 하루하루를 지낸 세월들이 있습니다.
누군가는 이런 얘기를 들으면 엄마 자격을 운운하며 혀를 차겠지만 난, 아니 우리 엄마들은 압니다.
그렇게 말하는 엄마들의 가슴이 얼마나 너덜너덜해져 있는지, 얼마나 깜깜한 어둠 속인지 서로는 너무 잘 보이기 때문에 뜨거운 자식 사랑이 모진 말이 되어 버리는 그 모정에 우리는 심장이 뜨거워집니다.
“네 능력을 믿고 신이 자식으로 준거야...”
“짊어질 수 있는 능력이 있으니 부모자식 인연이 된 거지...”
“신은 감당할 수 있는 숙제만 준다잖아...”
이게 말입니까, 막걸리입니까?
위로라고 건네는 이런 말들을 들으면 ‘나! 감당할 능력, 없고 싶거덩요?’(없고 싶다니...먼 소리래...) 하며 실소를 짓기도 했습니다.
나 역시 장애가 있는 아들을 키우고 있는, 성인이 된 자식의 미래가 늘 걱정인 늙어 가는 엄마입니다. 화면 속 젊은 엄마들 얼굴에서 지난 시간들의 내 모습이 보이며 낯설지 않았습니다. 여러 장애유형의 아동들과 그 엄마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규재도 저 나이 때..... ’ 지나온 시간들이 생생하게 떠올랐습니다.
하긴 지금 규재가 스무 살이니 그다지 오래된 기억은 아닙니다만, 화면 속의 엄마들의 속내와 근심, 교육 문제, 미래 걱정 등 그때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없는 현실이 답답했습니다.
젊은 엄마들이 장애가 있는 자식을 안고 시간에 쫓기며 사는, 아니 살아내고 있는 하루하루 일과가 나오는 화면을 보며 마음이 한없이 바닥으로 내려앉아 속눈물이 되어 코가 따가워졌습니다.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서...”
“내가 뭘 잘못해서 자식이 이럴까...”
“임신해서 태교를 잘 못해서 이런가...”
“감기약 같은 것도 안 먹었는데...”
나 역시 그런 생각들로 괴로웠던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극단적인 생각도 했지요...”
“먼 곳에 버리고 올까하고도 생각한 적이...”
“이 아이랑 같이 ...”
나 역시 그런 생각들로 하루하루를 지낸 세월들이 있습니다.
누군가는 이런 얘기를 들으면 엄마 자격을 운운하며 혀를 차겠지만 난, 아니 우리 엄마들은 압니다.
그렇게 말하는 엄마들의 가슴이 얼마나 너덜너덜해져 있는지, 얼마나 깜깜한 어둠 속인지 서로는 너무 잘 보이기 때문에 뜨거운 자식 사랑이 모진 말이 되어 버리는 그 모정에 우리는 심장이 뜨거워집니다.
“네 능력을 믿고 신이 자식으로 준거야...”
“짊어질 수 있는 능력이 있으니 부모자식 인연이 된 거지...”
“신은 감당할 수 있는 숙제만 준다잖아...”
이게 말입니까, 막걸리입니까?
위로라고 건네는 이런 말들을 들으면 ‘나! 감당할 능력, 없고 싶거덩요?’(없고 싶다니...먼 소리래...) 하며 실소를 짓기도 했습니다.
내가 가끔 복지관에서 만나는 후배 엄마들과 하는 수다 끝에 붙이는 시시한 사설 레퍼토리가 있지요.
속된 표현으로 ‘오땡’이 된 이 나이가 되고 보니, 그게 그럽디다. 집집마다 속앓이는 다 있는 법이고, 돈이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자식이 넘치면 넘치는 대로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제각각 생긴 대로 지혜를 굴리며 인생을 풀며 사는 게 삶의 수레바퀴더라는, 그러니
우리가 장애가 있는 자식을 키우는 것은,
내가 죄가 많아서도 아니고!
태교가 나빠서도 아니고!
가끔 극단적인 생각이 든다고 자책할 필요도 없고!
신이 우리가 감당할 만한 능력이라서 준 것도 아니고!
단지! 우리는 임신과 출산에서 일어 날 수 있는 경우의 가지 수와 확률에 걸린 것뿐 이라고...
사실 먼저 겪어 온 선배 엄마로서, 아직 어린 자식의 장애가 혼란스러운 막내 동생뻘의 젊은 엄마들에게 해 줄 수 있는 얘기가 딱히 나에게 떠오르지 않는 지금 이 순간들이 답답하고 화가 날 때도 있지만, 사실 현실에선 나도 여전히 장애아들을 근근이 키워가고 있는 늙어 가는, 나이 많은 엄마다 보니 내 코가 쉰댓 자나 빠져있는 상태라고 고백하겠습니다.
그리고 스무 살이 된 규재와는 매일이 나에겐 ‘첫경험’? 이더군요. ‘나도 규재엄마를 해 보는 것이 처음이라 잘 몰라... 알만 해지면 우리 규재는 또 한 살을 먹고 또 다른 모습으로 엄마 앞에 등장하니 매일이 엄마에게는 처음인거지...’ 가끔 규재가 엄마에게 전하고 싶은 속내를 알아주지 못할 때마다 미안한 마음에 이렇게 변명해 보기도 합니다.
오늘 글에서는 장애인 관련 정책, 민생법안 같은 얘기는 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우리 장애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 이야기를 통속적인 흥미본위의 신파극으로 나열하겠다는 뜻은 아닙니다.
여느 모정과 다를 바 없는 ‘자식’이라는 단어가 ‘사랑’과 ‘책임’의 무게로 어깨 위에 얹힌, 이 땅의 장애 아이를 부둥켜안은 ‘우리 엄마’들의 귀밑의 드문드문 흰 머리카락을 보이는 그대로, 있는 그대로 격려해 주십시오.
그리고, 어딘가 불편해 보이는 우리 장애 아이들도 그 부모들에겐 금지옥엽이며, 이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소중한 존재들입니다.
차별의 시선, 동정의 눈길 정중히! 단호하게! 거절합니다!
어디선가 읽었던 “어떤 논리도 모정을 이길 수 없다”라는 글귀가 방송을 보는 동안 머리 속을 맴돌며, 강렬한 사랑이 샘솟는 그야말로 ‘화수분 모정’의 우리들에게 뜨거운 박수 보냅니다.
그리고 젊은 후배 엄마들이여!
세상에 고개 숙이지 말라!
스스로에게 함부로 대하지 말라!
그대들은 이 세상 단 하나의 보물은 안고 있는, 이 세상 단 하나의 귀한 존재임을 잊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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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된 표현으로 ‘오땡’이 된 이 나이가 되고 보니, 그게 그럽디다. 집집마다 속앓이는 다 있는 법이고, 돈이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자식이 넘치면 넘치는 대로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제각각 생긴 대로 지혜를 굴리며 인생을 풀며 사는 게 삶의 수레바퀴더라는, 그러니
우리가 장애가 있는 자식을 키우는 것은,
내가 죄가 많아서도 아니고!
태교가 나빠서도 아니고!
가끔 극단적인 생각이 든다고 자책할 필요도 없고!
신이 우리가 감당할 만한 능력이라서 준 것도 아니고!
단지! 우리는 임신과 출산에서 일어 날 수 있는 경우의 가지 수와 확률에 걸린 것뿐 이라고...
사실 먼저 겪어 온 선배 엄마로서, 아직 어린 자식의 장애가 혼란스러운 막내 동생뻘의 젊은 엄마들에게 해 줄 수 있는 얘기가 딱히 나에게 떠오르지 않는 지금 이 순간들이 답답하고 화가 날 때도 있지만, 사실 현실에선 나도 여전히 장애아들을 근근이 키워가고 있는 늙어 가는, 나이 많은 엄마다 보니 내 코가 쉰댓 자나 빠져있는 상태라고 고백하겠습니다.
그리고 스무 살이 된 규재와는 매일이 나에겐 ‘첫경험’? 이더군요. ‘나도 규재엄마를 해 보는 것이 처음이라 잘 몰라... 알만 해지면 우리 규재는 또 한 살을 먹고 또 다른 모습으로 엄마 앞에 등장하니 매일이 엄마에게는 처음인거지...’ 가끔 규재가 엄마에게 전하고 싶은 속내를 알아주지 못할 때마다 미안한 마음에 이렇게 변명해 보기도 합니다.
오늘 글에서는 장애인 관련 정책, 민생법안 같은 얘기는 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우리 장애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 이야기를 통속적인 흥미본위의 신파극으로 나열하겠다는 뜻은 아닙니다.
여느 모정과 다를 바 없는 ‘자식’이라는 단어가 ‘사랑’과 ‘책임’의 무게로 어깨 위에 얹힌, 이 땅의 장애 아이를 부둥켜안은 ‘우리 엄마’들의 귀밑의 드문드문 흰 머리카락을 보이는 그대로, 있는 그대로 격려해 주십시오.
그리고, 어딘가 불편해 보이는 우리 장애 아이들도 그 부모들에겐 금지옥엽이며, 이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소중한 존재들입니다.
차별의 시선, 동정의 눈길 정중히! 단호하게! 거절합니다!
어디선가 읽었던 “어떤 논리도 모정을 이길 수 없다”라는 글귀가 방송을 보는 동안 머리 속을 맴돌며, 강렬한 사랑이 샘솟는 그야말로 ‘화수분 모정’의 우리들에게 뜨거운 박수 보냅니다.
그리고 젊은 후배 엄마들이여!
세상에 고개 숙이지 말라!
스스로에게 함부로 대하지 말라!
그대들은 이 세상 단 하나의 보물은 안고 있는, 이 세상 단 하나의 귀한 존재임을 잊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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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김은정 (bokttin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