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발달장애인이 꿈을 갖는다는 것 > 복지정보 | 성민복지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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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발달장애인이 꿈을 갖는다는 것
    작성일
    2018-09-13 13:40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8-09-12 16:16:03
    누구나 성장해 오는 동안에 부모나 주변 사람들로부터 “네 꿈은 뭐니?”라는 질문을 한 번쯤은 받아 보았을 것이다. 어릴 때의 꿈은 굉장히 원대하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그 꿈은 쪼그라들고 심한 경우에는 꿈이 없어지기도 한다. 

    꿈은 정의대로라면 성취될 수 없는 것이다. 성취될 수 있는 꿈은 목표라고 하는데, 우리는 꿈과 목표를 자주 혼동한다. 꿈이란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은 하지만 성취하기를 크게 기대하지는 않는 것이다(하지만 성취할 수 없는 것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반면에 목표란 성공하리라는 합리적인 희망을 가지고, 그것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다. 그런데 성취할 수 없는 것일지라도 꿈을 꾸는 것, 꿈을 갖는 것은 모든 사람들에게 즐거운 일임에 분명하다. 

    필자는 한 발달장애인 보호작업시설에서 6년 간 일하는 동안 이용인들에게 지속적으로 성교육을 제공하였다. 어느 성교육 시간에 발달장애인들에게 자신이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자신이 꿈꾸는 삶에 대해 얘기해 볼 시간을 가졌다. 

    지적장애 3급인 40대 초반의 한 여성이 자신의 꿈을 말하였다. 그 여성은 필자를 부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면서 “저도 원장님처럼 내 집에서 독립적으로 멋지게 살고 싶어요.”라고 말하였다. 

    필자는 아직도 그녀의 갈망에 찬 눈빛과 슬픔이 묻어나는 목소리가 생생히 기억난다. 그 때 필자는 “나의 이 평범한 삶이 누군가에게는 정말 간절히 원하는 꿈이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현재 내 삶을 소중히, 감사히 여기며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하였다. 동시에 “이런 평범한 삶을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성취할 수 있도록 그들 곁에 있는 전문가인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자기반성을 하게 되었다. 

    그 여성이 그 당시 필자와 같이 경제적 차원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자기 자신의 삶을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하지만 그녀에게 그런 꿈은 불가능하니까 꾸지 말아야 한다고 어느 누구도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꿈은 누구라도 꿀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녀의 현실적 한계 안에서 그 꿈의 일부만이라도 성취될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아보는 노력은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녀가 꿈꾸는 독립적인 삶은 다양한 형태로 그녀의 현실에서도 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적장애가 있는 그녀의 개인적 그리고 환경적으로 한계가 있는 삶 안에서 그녀가 스스로 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들을 우리가 만들어 낸다면 그녀가 꿈꾸는 독립적인 삶의 아주 작은 시작이 시작될 수 있다. 

    우리는 현실적이어야 하지만, 꿈이 비현실적이기 때문에 꾸지 말아야 한다는 말을 듣는다면 우리의 삶은 너무도 우울할 수 있다. 꿈꾸는 동안만은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은가! 발달장애인들도 우리처럼 꿈꾸면서 행복해져야 한다. 

    그리고 발달장애인들의 부모들과 장애인들을 위한 교육과 복지를 하는 사람들은 모두 발달장애인들이 꿈을 갖게 하고 또 그 꿈을 자신들의 한계 안에서 나름대로 이루어낼 수 있도록 지지하고 지원해 주는 사람들이어야 한다. 

    그것이 요즘 장애인복지 분야에서 관심을 받고 있는 사람중심의 계획(PCP)이다. 발달장애인들이 그들의 인생에서 조금 더 높은 목표를 가지는 게 무슨 문제가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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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니스트 정진옥 칼럼니스트 정진옥블로그 (juliajong@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