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국가적 사업된 대만 '무장애 통합공원'
‘장애인의 놀 권리’ 주제 동아시아 장애학 포럼을 다녀와서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8-10-08 19:56:12
최근 외국의 사례를 참고하여 한국에 통합공원이 만들어지고 있다. 수원 양지말어린이공원도 통합공원으로 조성하였으나, 장애인화장실이 없다는 지적이 있다. 민간단체인 통합 놀이터만들기 네트워크의 노력으로 통합어린이공원을 위한 워크숍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의 통합어린이공원(놀이터)이 얼마나 발전할지가 주목된다.
대만의 타이베이시에는 80여개의 통합어린이공원이 있다. 일부 비장애인 주민들은 놀이터가 좀 단순하다거나 재미가 덜하다거나 놀이터를 장애인에게 빼앗긴 것 같다는 불만도 있지만, 그것은 극히 소수의 의견이고 어린 시절부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은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대만국립대학에서 열린 동아시아 장애학 포럼에서는 ‘장애인의 놀 권리’가 주제로 다루어졌다. 이 포럼은 중국, 한국, 일본, 대만이 참여하였고, 캄보디아, 홍콩, 영국 등 개인 자격으로 다수의 국가에서도 참여를 하였다.
행사 첫날 오전에 포럼 참가자들은 타이베이 통합어린이공원을 투어하면서 통합공원의 시설들을 돌아보았다. 이번 포럼 주제가 놀 권리였기 때문에 놀 수 있는 공간을 먼저 답사한 셈이다. 통합공원은 민간의 건의로 시작하여 범국가적 사업이 되었다. 대만에서는 장애인화장실 또는 장애인이 이용 가능한 화장실이라 하지 않고 무장애 화장실이라 부른다.
통합공원은 장애인의 모래놀이를 위하여 탁자를 놓고 모래놀이를 할 수 있도록 하였고, 휠체어를 탄 채로 그네를 타고 미끄럼틀을 탈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그리고 촉각 체험을 할 수 잇도록 되어 있었고, 쟁반 위에 앉아 뺑뺑이를 돌 수 잇도록 되어 있었다. 손을 씻는 곳에서는 단차 없이 접근이 가능했으며, 바닥은 물 빠짐 장치가 되어 있었다. 타이베이 시내버스는 모두 저상버스로 되어 있었고, 도로나 지하철도 접근성이 잘 갖추어져 있었다.
이 포럼은 대만발전연구센터와 대만국립대학, 중화민국장애인연맹, 대만복지기금위원회(공동모금회) 등이 공동 주최를 하였는데, 개막식에는 중앙정부 인사와 지방정부 인사, 그리고 다수의 국회의원이 참석하여 행사의 관심도가 높음을 보여주었다.
개막식에서 왕영장 문화위 의원은 양청원음악원에 장애인도 예술인으로 양성되도록 하고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한 활동을 하였으며, 모든 문화시설의 접근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오위친 복지위 의원은 장애인 스쿠버 선수단 예산지원 사례를 들면서 장애인의 문화향유권의 당연한 권리를 보장하도록 예산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리츠메이칸대학 나가세 교수는 국제 각종 권리협약에 문화향유권을 모두 언급하고 있음을 일일이 지적하면서 특히 장애인권리협약 제30조의 이행을 위한 적극적 조치를 주장하였다. 일본 쯔쿠바 대학 위천차우 교수는 장애인의 놀 권리는 권리이지, 치료의 목적을 위한 수단만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보통 장애아동으로 판정되면 부모들은 치료를 위해 많은 일정을 만들고 이것으로 오히려 아동의 놀 권리가 사라진다고 하였다. 놀 상대도 없고, 놀 시설물도 없고, 시간도 없어 권리가 침해된다고 하였다. 노는 것은 그저 즐기는 것이고, 자기 선택에 의해 만족과 행복을 누리는 것이다.
영국의 리즈대학 제러드 퀸 교수는 장애인을 위한 법도 중요하지만 법이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되도록 하는 현장검증이 더욱 중요하다고 하였고, 그러한 검증이 없이는 제대로 이행될 수 없다고 하였다.
포럼 하루 전날 사전행사로 장애아동 포럼이 열렸는데, 장애 아동들이 직접 연단에 나서서 왜 장애인은 놀 수 없다고 생각하느냐, 왜 놀아야 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사람들이 하는데, 당신들도 놀고 싶지 않느냐고 말하여 박수를 받기도 했다.
중국에서 온 한 교수는 공산주의 역시 마르크스주의에 의한 경제에 바탕을 두고 있는데, 경제발전 후 복지는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의료모델과 경제모델 모두 장애인을 억압한다는 것이다. 장애인의 권리는 법이 아니라 삶이라며 취약이나 소수라는 용어도 반대한다고 했다. 배려나 지원이 아니라 그냥 삶이라는 것이다.
발달장애인을 위한 쉬운 자료제작은 유아용이나 그림책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의 참여 속에 당사자 맞춤형이 되어야 한다고 하는 발표도 있었고, 다양한 문화시설이나 행사의 쉬운 설명서를 예시로 보여주었다.
영화와 만화를 통해 본 장애학적 비평에서는 다양한 작품들을 예로 들면서 ‘텐 카운트’는 만화에서 출발하여 영화와 드라마도 제작되고 영어버전도 만들어졌는데, 장애인의 자립이 각색되면서 장애인의 모습이 배려와 의존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난징대학 매진 교수는 중국은 건강평등을 위해 10년 발전 계획을 수립하였다는 보고도 하였고, 건강해야 문화도 즐기고 논다고 했다. 도쿄대 호시카 료지 교수는 패러림픽이 특이한 사람들의 슈퍼 쇼로 변해가는 모습과 언론의 우상화나 감격 콘텐츠에 의해 변질하고 있다고 비판하였다. 장애인이 스포츠를 통해 능력을 발휘하면 혹시 장애판정이 잘못된 것이 아니냐는 cripping(장애를 가장한 거지, 가짜 장애인?)으로 오해되는 현실이라고도 꼬집었다.
한국은 김효진 대표가 여성장애인의 문화향유에서의 차별을 발표하였고, 전윤선 대표는 장애인의 문화관광 접근성의 실태를 발표하는 등 한국 참가자들도 많은 발표를 하였다.
내년에는 중국 호베이 무안에서 장애학 동아시아 포럼을 열기로 하고, 2018년 장애학 포럼은 폐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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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타이베이시에는 80여개의 통합어린이공원이 있다. 일부 비장애인 주민들은 놀이터가 좀 단순하다거나 재미가 덜하다거나 놀이터를 장애인에게 빼앗긴 것 같다는 불만도 있지만, 그것은 극히 소수의 의견이고 어린 시절부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은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대만국립대학에서 열린 동아시아 장애학 포럼에서는 ‘장애인의 놀 권리’가 주제로 다루어졌다. 이 포럼은 중국, 한국, 일본, 대만이 참여하였고, 캄보디아, 홍콩, 영국 등 개인 자격으로 다수의 국가에서도 참여를 하였다.
행사 첫날 오전에 포럼 참가자들은 타이베이 통합어린이공원을 투어하면서 통합공원의 시설들을 돌아보았다. 이번 포럼 주제가 놀 권리였기 때문에 놀 수 있는 공간을 먼저 답사한 셈이다. 통합공원은 민간의 건의로 시작하여 범국가적 사업이 되었다. 대만에서는 장애인화장실 또는 장애인이 이용 가능한 화장실이라 하지 않고 무장애 화장실이라 부른다.
통합공원은 장애인의 모래놀이를 위하여 탁자를 놓고 모래놀이를 할 수 있도록 하였고, 휠체어를 탄 채로 그네를 타고 미끄럼틀을 탈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그리고 촉각 체험을 할 수 잇도록 되어 있었고, 쟁반 위에 앉아 뺑뺑이를 돌 수 잇도록 되어 있었다. 손을 씻는 곳에서는 단차 없이 접근이 가능했으며, 바닥은 물 빠짐 장치가 되어 있었다. 타이베이 시내버스는 모두 저상버스로 되어 있었고, 도로나 지하철도 접근성이 잘 갖추어져 있었다.
이 포럼은 대만발전연구센터와 대만국립대학, 중화민국장애인연맹, 대만복지기금위원회(공동모금회) 등이 공동 주최를 하였는데, 개막식에는 중앙정부 인사와 지방정부 인사, 그리고 다수의 국회의원이 참석하여 행사의 관심도가 높음을 보여주었다.
개막식에서 왕영장 문화위 의원은 양청원음악원에 장애인도 예술인으로 양성되도록 하고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한 활동을 하였으며, 모든 문화시설의 접근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오위친 복지위 의원은 장애인 스쿠버 선수단 예산지원 사례를 들면서 장애인의 문화향유권의 당연한 권리를 보장하도록 예산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리츠메이칸대학 나가세 교수는 국제 각종 권리협약에 문화향유권을 모두 언급하고 있음을 일일이 지적하면서 특히 장애인권리협약 제30조의 이행을 위한 적극적 조치를 주장하였다. 일본 쯔쿠바 대학 위천차우 교수는 장애인의 놀 권리는 권리이지, 치료의 목적을 위한 수단만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보통 장애아동으로 판정되면 부모들은 치료를 위해 많은 일정을 만들고 이것으로 오히려 아동의 놀 권리가 사라진다고 하였다. 놀 상대도 없고, 놀 시설물도 없고, 시간도 없어 권리가 침해된다고 하였다. 노는 것은 그저 즐기는 것이고, 자기 선택에 의해 만족과 행복을 누리는 것이다.
영국의 리즈대학 제러드 퀸 교수는 장애인을 위한 법도 중요하지만 법이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되도록 하는 현장검증이 더욱 중요하다고 하였고, 그러한 검증이 없이는 제대로 이행될 수 없다고 하였다.
포럼 하루 전날 사전행사로 장애아동 포럼이 열렸는데, 장애 아동들이 직접 연단에 나서서 왜 장애인은 놀 수 없다고 생각하느냐, 왜 놀아야 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사람들이 하는데, 당신들도 놀고 싶지 않느냐고 말하여 박수를 받기도 했다.
중국에서 온 한 교수는 공산주의 역시 마르크스주의에 의한 경제에 바탕을 두고 있는데, 경제발전 후 복지는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의료모델과 경제모델 모두 장애인을 억압한다는 것이다. 장애인의 권리는 법이 아니라 삶이라며 취약이나 소수라는 용어도 반대한다고 했다. 배려나 지원이 아니라 그냥 삶이라는 것이다.
발달장애인을 위한 쉬운 자료제작은 유아용이나 그림책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의 참여 속에 당사자 맞춤형이 되어야 한다고 하는 발표도 있었고, 다양한 문화시설이나 행사의 쉬운 설명서를 예시로 보여주었다.
영화와 만화를 통해 본 장애학적 비평에서는 다양한 작품들을 예로 들면서 ‘텐 카운트’는 만화에서 출발하여 영화와 드라마도 제작되고 영어버전도 만들어졌는데, 장애인의 자립이 각색되면서 장애인의 모습이 배려와 의존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난징대학 매진 교수는 중국은 건강평등을 위해 10년 발전 계획을 수립하였다는 보고도 하였고, 건강해야 문화도 즐기고 논다고 했다. 도쿄대 호시카 료지 교수는 패러림픽이 특이한 사람들의 슈퍼 쇼로 변해가는 모습과 언론의 우상화나 감격 콘텐츠에 의해 변질하고 있다고 비판하였다. 장애인이 스포츠를 통해 능력을 발휘하면 혹시 장애판정이 잘못된 것이 아니냐는 cripping(장애를 가장한 거지, 가짜 장애인?)으로 오해되는 현실이라고도 꼬집었다.
한국은 김효진 대표가 여성장애인의 문화향유에서의 차별을 발표하였고, 전윤선 대표는 장애인의 문화관광 접근성의 실태를 발표하는 등 한국 참가자들도 많은 발표를 하였다.
내년에는 중국 호베이 무안에서 장애학 동아시아 포럼을 열기로 하고, 2018년 장애학 포럼은 폐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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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서인환 (rtech@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