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발달장애인의 정보 접근법에 대하여 > 복지정보 | 성민복지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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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발달장애인의 정보 접근법에 대하여
    작성일
    2018-07-25 15:37

    ‘쉬운 것과 어린 것은 다릅니다’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8-07-25 10:43:32
    ♬♪나는야~ 쥬스될거야~ 꿀꺽! 나는야~ 케찹될거야~ 쭈~욱!
    멋쟁이 토마토! 토마토! ♩♪

    헐!!!! 순간 불쾌해졌습니다. 
    이 노래는 유아들 동요 아닌가요? 아니죠~ 요즘 SNS에 올라 온 동영상을 보면 현장 학습 가는 어린이집 유아들도 ♬♪사랑을 했다~ 우리가 만나~ 지우지 못할 추억이 됐다~ ♩♪ 이러더구먼요.

    어느 복지관에서 미술 지원과 에이블아트에 관한 부모 간담회 초청을 받고 복도에 앉아 자료 정리를 하고 있었을 때 이야기입니다. 

    맞은편 강당에서 들려오는 토마토 동요 노래 소리에 할매미소가 지어지며 여리여리 젖살 통통 유아들을 훔쳐보려 뒷문을 빼꼼 열어보았습니다. 

    헐!!! 순간 불쾌해졌습니다. 거기에 젖살 통통 유아나 아동을 기대했던 나는 정말이지 불쾌함을 누를 수가 없었습니다. 그 강당엔 25살도 훌쩍 넘어 보이는 성인 발달장애인들이 앉아있었고 무대에선 아마 사회복지과 대학생들이 실습을 나온 듯,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무대 위의 진행자들이 성의를 다해 열심히 노래하고 율동하고 있는 것을 보니 꽤 오랫동안 준비해 온 대학생들의 열의가 보이긴 했습니다만, 맞은편에 앉아 있는 성인 발달장애인들의 표정은 재미없는 듯, 지루하고 무표정한 얼굴들이었습니다. 마치 “모야~ 이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했습니다.

    이 오지랖 넓은 김은정씨, 당장! 사무실로 찾아가 담당자 상담을 청해 마주앉았습니다. “강당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대학생의 실습 과정으로 성인 발달장애인이 비장애 대학생들과 또래 문화 정서 교류를 도모하는 통합 프로그램으로....... ” (아! 답답하다, 또래 문화 정서 교류 웃기시네! 신경질난다)

    ‘앞으로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와 장애인들을 지원하는 조력자가 될 학생들을 이끌어주고 가르쳐주고 바로잡아주어야 할 의무와 책임을 갖고 계신 분들이 여기 복지관에 계신 선배 복지사나 특수교사들입니다. 

    발달장애의 특성을 숙지하고 발달장애인의 나이에 맞는 지원과 조력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저기 강당에 평균 연령 26세 성인 발달장애인들이 케찹 될 거야 쭈욱... 이 노래를 들을 나이입니까, 그 나이 문화입니까!! 지적 발달이 늦는다고 문화도 예술도 즐거움을 느끼는 또래 문화 수준도 늦는 줄 아세요? (나, 지금 뭐라는 거야, 쫌 늦는 면도 있잖아...) 

    암튼! 요즘 건전가요도 많고, 시적인 창작동요도 많은데 왜 굳이 토마토 쭈~욱 노래를 우리 발달장애인들이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세요? 아니, 머, 머, 발달장애인들은 아이돌, 걸 그룹 노래 부르면 안 되나요? 

    발달장애인도 연예인 좋아하고 가요도 많이 좋아합니다. 머, 간혹 7080 가요를 흥얼거리는 발달장애인도 있기도 하구요. 발달장애인의 눈높이는 쉬워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만, 수준이 어린 것과는 별개입니다! 좀 더 고민하고 연구해 주십시욧!’

    성인도 즐길 수 있는 창작 동요 '동시YO'. ⓒ김은정에이블포토로 보기 성인도 즐길 수 있는 창작 동요 '동시YO'. ⓒ김은정
    발달장애인이 지역 사회 속에서 자기 권리나 책임을 가지고 함께 상생해야 한다는 사회관계학적인 개선과 운동이 활발한 요즘이지만, 통합은 위한 사회인식 개선이 중요한 만큼 발달장애인이 정보를 통해 스스로 선택하며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발달장애인의 정보 접근법’에 대한 고찰도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발달장애인들의 정보 접근법’이라 하면 책이나 각종 매뉴얼, TV방송 등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겠지요. 책이나 매뉴얼은 이미 여러 기관이나 출판사에서 시도되고 있고 출간된 서적도 여러 권 있긴 합니다만, 어떤 건 발달장애인이 오히려 이해하기 어렵거나 반대로 유아들의 문화를 그대로 가져 온 성인들에게는 시시한? 내용들입니다. 

    TV방송에서는 [방송법] 제69조 장애인 시청지원을 위한 예산 지원을 명시했지만, 아직 시각장애인이나 청각장애인 중심의 방송뿐입니다. 그나마도 충분하지 못한 간헐적 편성으로 장애인들의 ‘방송접근법’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특히 발달장애인의 방송 접근법에 대해서는 간담회 형식의 수다만 존재할 뿐 현실은 전혀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발달장애인에 대한 관심과 연구와 운동의 역사가 짧다고는 하지만 [발달장애인의 정보 접근법]은 엄연한 복지 정책이며, 헌법에 보장된 개인의 행복추구권임과 동시에 국가가 개인의 인권보장의무를 실천해야만 하는 의무입니다. 

    발달장애인도 명작 도서 읽고 싶어 합니다.
    발달장애인도 선거 유인물 읽고, 후보를 선택해서 선거합니다.
    발달장애인도 세상 돌아가는 뉴스도, 재미있는 예능 방송도 보고 싶어 합니다. 

    발달장애인의 정보 접근법, 문화를 고를 수 있는 정보 공유의 권리! 주장합니다.

    발달장애인의 정보 접근법의 기본은 ‘쉬운 것이지, 어린 것이 아니라는 것’ ‘연령에 맞는 문화’를 익숙하고 이해 쉬운 ‘단어나 그림’으로 전달하는 것임을 기억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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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니스트 김은정 (bokttin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