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코미술관이 장애인·비장애인 예술가들이 협력한 기획전 '여기 닿은 노래'를 개최한다.
임근혜 아르코미술관 관장은 4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에 위치한 아르코미술관에서 열린 지역문화재단 협력기획전 '여기 닿은 노래' 기자간담회를 갖고 "저희가 2022년부터 장애인 예술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 지난해 11월 무장애 국제예술 라운드 테이블의 연장선으로 오늘의 전시가 마련됐다. '여기 닿은 노래'라는 타이틀을 염두에 두시고 작품 설명을 들으면 와 닿는 게 많으실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광주, 부산, 서울문화재단이 협력해 예술가 및 단체 13명(팀)의 신작 포함 40여점을 선보인다. 이는 지난해 11월 아르코미술관이 광주, 부산, 서울문화재단 그리고 독일문화원과 캐나다 국립장애인문화예술센터와 협력해 개최한 '2023 무장애 국제예술 라운드 테이블-무장애: 온 고잉(On Going)'의 연장선에 있다.
이날 김미정 학예연구사는 "미술관 접근성과 사회적 역할 확대를 위해 이번 전시가 기획됐다. 미술관 개관 50주년에 맞춰 미술관 주변 환경과 다양한 층위의 관객 포용을 시도하는 전시"라고 소개했다.
전시는 미술관이 위치한 혜화역과 마로니에공원 일대에서 자주 접하는 장애인들의 목소리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한다. 최근 자주 언급되는 장애예술, 배리어프리 등 장애와 비장애를 이분하는 단어 사용 및 작품 설명을 지양한다.
김 연구사는 "장애인 예술가의 작품의 다층적인 감상과 새로운 작가 발굴을 추진하기 위해 전시가 마련됐다"라며 "전시 제목에 대해 궁금해 하실 텐데 아르코미술관이 위치한 혜화역과 마로니에공원은 장애인들이 권리를 위해 목소리를 울리는 공간이기도 한데, 아르코미술관은 그 사이에 위치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저희는 그 목소리를 어떻게 듣고, 볼 수 있는지, 다름을 어떻게 인정할 수 있을까, 인지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했다. 이에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이분하거나 다른 몸에 대한 온정주의적 태도를 지양하려 한다. 또 개개인의 서로 다른 삶의 속도와 시간을 인지하고 포용의 의미를 재고하기 위해 전시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여기 닿은 노래' 전시 전경 [사진=아르코미술관] 2024.04.04 alice09@newspim.com |
이어 "전시에는 네 명의 비장애인 작가가 있는데 디자이너, 안무가, 조각가 등이 있다. 작가들에게 포용을 위한 미술관과 전시가 되려면 어떤 작업을 선보여야 할지에 대한 논의를 했고, 작가들은 이에 따른 작품을 제작해주셨다"고 설명했다.
작가들은 다양한 몸을 가진 이들과 함께하기 위한 전시를 만드는데 집중했으며, 공감각과 접촉을 통해 소통을 유도하는 조각, 설치 등을 포함해 기관의 접근성 매뉴얼을 분석하고 장애인 창작자들과 함께 추는 춤 등 장애인 주체들과 어떻게 교류의 가능성을 모색할지 고민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또 광주, 부산, 서울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장애예술 창작센터 출신 작가인 김은설, 김선환, 라움콘, 신수항, 신현채, 유다영, 전동민 역시 비장애인이 함께 즐길 수 있고, 장애인을 이해할 수 있는 전시들을 공개했다.
김은설 작가는 세 명의 농인이 대화를 나누는 '보고 있지만 보이지 않는 언어'를 선보인다. 이들의 이야기에는 눈빛, 입 모양, 얼굴 표정, 수어, 문자 등 언어와 비언어가 교차한다. 김 작가는 "이들은 눈빛, 입 모양, 표정, 손짓(수어), 글자를 사용해 서로 이야기한다. 이들의 대화 방식에 주의를 기울이고 마음을 열면 비장애인의 언어와 근본적으로 같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르코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위해 직원 및 안내 요원을 대상으로 접근성 워크숍을 진행하고 시설 안내물을 추가 배치했다. 전시 영상에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한글 자막 해설을 작성했으며, 발달장애허브 사부작, 제로셋프로젝트, 꿈꾸는베프 등 장애인들과 유의미한 협력을 이어온 단체들과 전시 연계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르코미술관이 준비한 '여기 닿은 노래'는 오는 5일부터 6월 30일까지 개최되며 매주 화~일요일 오전 11시부터 7시까지 관람 가능하다. 입장료는 무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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