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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내가 만난 정신병원 사회복지사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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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성민복지관
    댓글 0건 조회 5,230회 작성일 18-11-07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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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만난 정신병원 사회복지사의 이야기

    인권침해 보며 일할 수 없어 사회복지계 떠나기로 결심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8-10-12 14:11:37
    대기업에서 일하다가 어릴 적부터 꿈꾸어왔던 사회복지사가 되고자 사회복지사 자격에 도전한 사람이 있다. 50대가 다 되어 사이버대학에 입학하였고 결국 사회복지사가 되었다. 그녀는 너무나 기뻤다. 그리고 첫 직장으로 정신병원에서 일하게 되었다.

    정신병원에 출근을 하면서 왜 정신병원이라 하는지 궁금했다. 산부인과 병원, 내과병원... 그런데 정신과병원이 아니라 정신병원이다. 정신병원은 치료를 하는 곳이지만 시설화되어 외래환자가 없는 곳이니 정신병원이라 하는가보다 싶었다. 그러니 자신이 더욱 보람되게 할 일이 많을 것이라 믿었다.

    뒤늦게 복지사가 되어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에서 일하면서 궁금하거나, 이것은 인권의 문제가 있다고 하는 생각이 들 때마다 이 정도는 묵시적으로 용인되는 것이거나 많은 경험상 최선의 방법으로 이미 정리가 된 문제를 자신만이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싶어 함부로 나서거나 누군가에게 물어보기도 어려웠다.

    특히 폐쇄병동은 인권의 사각지대였다. 단순한 사각지대가 아니라 암흑지대였다. 환자인 장애인들이 자신의 주장이나 의견을 낼 수 있는 방법은 진정함에 글을 써서 넣는 것이다. 인권보호를 위해 제도적으로 진정함을 마련하도록 해 둔 것이지만 사실상 아무런 기능도 하지 못했다.

    장애인들이 진정서를 내면 열쇠를 관리하는 직원은 원장의 신임을 받는 사람만 진정함 관리를 맡는다. 복지사가 열쇠를 관리하고 원장에게 진정 내용을 보고하게 해 달라는 요청을 해 보았으나 원장은 그럴 수 없다는 말을 했다.

    진정함에 진정을 해도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래도 희망을 가지고 장애인들이 억울한 사정을 적어 넣는다. 그것만이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진정한 내용은 원장에게 제출되지 않는다. 바로 쓰레기로 버려진다.

    왜 버리느냐고 묻자 담당 직원은 정신이 나간 사람의 말을 어찌 믿느냐는 말이었다. 장애인들은 몸으로 저항하는 방법이 있다. 진정함에는 대부분 불만사항이나 행정 운영의 시정의 요구이다. 자신의 불만이 다시 묵살되면 직접 저항하는 것이다.

    그러면 분무기로 얼굴에 물을 뿌리기도 하고, 종일 징징대는 환자라며 문제인으로 낙인된다. 그리고 강하게 항의하는 일이 있으면 모든 환자에게 화풀이가 돌아간다. 환자가 의자를 집어 던지면 문제행동이지만 직원이 의자를 집어던지면 환자를 진정시키기 위한 진압 행동이 된다.

    장애인이 너무나 힘들어 소리를 지르거나 몸부림을 치면 난동으로 간주된다. 거의 모든 정신병원의 구조는 이런 난동을 진압하기 위한 직원만의 통로가 별도로 갖추어져 있다. 비상벨이 울리면 진압 담당 직원들이 몰려와 머리를 마구 때리고, 몸을 강박하게 된다. 폭행에는 평소의 감정이 더해져서 화풀이 기회가 된다. 여기서 다친 상처는 낙상이나 동료간 다툼으로 정리된다.

    문제는 정신병으로 인하여 난동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구속과 억압으로 울부짖는 것이 난동이 된다. 정신병원은 518 진압 방식이 아직도 정당하다. 그래도 원장은 직원 앞에서 강박방법을 너무 심하게 하지 말고 폭행도 하지 말라는 강의를 한다. 그러나 이런 강의는 실적을 남겨 놓기 위한 문서작성용 행동이다.

    정신병원은 정원을 2배 이상 초과하여 치료보다는 수용소 역할을 하고 있다. 병원 수익의 극대화가 치료하는 병원 역할을 막게 된다. 병원의 사정을 외부인이나 직원에게 말하면 정신병자의 말을 믿는냐고 허위 사실 유포자가 된다.

    정신병원은 약물관리가 소홀하여 오용과 남용이 난무한다. 마약류가 병원의 수익을 위해 과잉처방되었으나 실제로 사용은 되지 않아 남은 약들이 여기저기 무방비하게 방치된다. 이러한 사정을 보건소에 진정을 하였으나 감사를 나온 보건소 직원은 원장과 식사를 맛있게 하고는 그냥 돌아갔다.

    처방과 투약이 잘못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장애인들은 평소 자신이 먹던 약을 알고 있다. 하지만 같은 효능의 약이라거나 이번에 약을 한번 바꾸어 보았다며 넘어간다. 절대 잘못을 시인하지 않는다. 병원 밖이라면 큰일이 날 문제도 병동 안에서는 묻히고 만다. 부작용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지만 그것은 약 때문이 아니라 원인불명이거나 환자의 특이체질로 간주된다.

    정신병원에는 거의 모든 장애인들이 수면제를 상습 복용한다. 잠을 자는 동안은 시간이 흘러가고 직원은 편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이러한 수면제의 복용은 밤낮이 바뀌게 하고 새벽에 잠이 오지 않아 다시 수면제를 더 처방하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저녁 8시가 되면 문을 잠그고 통행금지가 된다.

    자해는 정신장애로 인하여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출구가 보이지 않는 억압 속에서 발생한다. 그런 환경 속에서도 인권적인 분야가 존재한다. 담배를 피는 시간이 있다. 하루 다섯 개비가 처방된다. 그리고 담배를 피우는 시간은 정해져 있다.

    담배를 피우는 시간에는 모두 흡연실로 간다. 흡연실은 완전 너구리 사냥터다. 몸에 담배 냄새를 묻혀서 병원 전체가 담배 냄새로 가득찬다. 집단 흡연이 흡연자의 인권문제로 다루어지지만 비흡연자들에게 간접흡연을 하게 만든다.

    그래서 정신병원에는 중고생은 물론 심지어 초등학생까지 담배를 얻어 피우는 후한 인심을 경험하면서 현재의 자신의 처지를 담배에 의존하게 만든다. 흡연은 장애인을 통제하고 병원에 순응하도록 하는 유일한 유인책이다.

    내가 아는 복지사는 이런 문제가 직원의 잘못된 인식 탓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책임자인 원장에게 문제를 보고하고 해결을 기대했다. 여러 차례 개인용돈의 관리가 시설비로 빠져나가는 문제 등 많은 문제를 몇 달간 지속적으로 보고했다.

    그러자 원장은 조작된 서류를 내어놓으며 무엇이 문제인지 말하라고 했다. 서류에 문제가 있으니 조사를 해도 좋으냐고 복지사가 원장에게 물어보았다. 그러자 원장은 문제가 없는데 왜 분란을 일으키는 조사를 또 하느냐며 조사도 문제가 있을 때 하는 것이 아니냐고 거부했다.

    이 복지사는 모든 문제는 타성에 젖은 직원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이며 총체적이며 원장이 조장하는 것임을 늦게야 알았다. 자신이 어릴 시절부터 꿈꾸어왔던 복지사의 길을 포기하고 사표를 내었다.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하였으나 접수자는 직권조사를 해서라도 인권을 보호하겠다던 약속이었는데, 조사원은 증거가 없어 곤란하다는 답변이었다.

    복지사 자신이 본 인권침해는 증가가 될 수 없으니 확실한 사진이나 문서를 갖고 오라고 했다. 병원 측에서 방어를 하면 반박할 자료를 가지고 오라는 것이다.

    복지사는 문서를 훔쳐 올 수도 없고 그럴 수 있는 능력도 되지 못한다. 증거를 가져오더라도 절도죄로 범법자가 된다. 직접 조사를 해 보면 알 수 있다는 말만 여러 차례 주장하다가 결국 사회복지계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한다. 그러나 그 절은 더 이상 도를 증진하는 곳이 아니다. 가장 사람을 위해야 하는 절이 가장 사람을 이용하는 속새가 되어도 떠나지 않으면 자신도 지킬 수 없으니 떠나야 하는 것이다.

    나는 떠나는 그 자리에 꽃을 뿌려 줄 수도 없고, 그녀의 눈물을 닦아 줄 수도 없었다. 1930년대 죽은 자만이 말을 한다는 소록도 그 현장이 지금도 엄연히 존재하고 있음을 개탄만 하고 말았다. 그들에게는 행복을 주는 천국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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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니스트 서인환 (rtech@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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