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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장애인들이 바라는 ‘공무원의 자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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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성민복지관
    댓글 0건 조회 4,334회 작성일 18-09-12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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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응 매뉴얼 재점검…사람이 먼저인 행정 필요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8-09-11 10:51:17
    장애인들은 복지 서비스를 받기 위해 관공서를 찾는다. 그리고 주민으로서의 각종 민원에서 접근성의 편의제공 사항의 개선 건의나 정보부족으로 인한 안내를 받고자 하는 경우도 있다. 관공서에는 공무원들이 있다. 공무원들과 대면하는 경우도 있고, 전화로 상담을 하는 경우도 있다.

    장애인들은 처음부터 담당자를 바로 만나기보다는 담당자를 찾기 위해 누구든 만나야 한다. 그 때 눈을 맞추지 않거나 기피하려는 의도가 보이는 경우가 있다. 어떤 장애인들은 담당자를 찾기보다 담당부서의 장을 바로 찾는 분들이 있다.

    기관장부터 찾는 경우는 이미 담당자와 통화를 하거나 만나보고 공무원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정보를 충분히 얻지 못하였거나, 편의제공에서 불만을 경험한 경우이다. 공무원들은 기관장을 찾는 장애인들에 대하여 담당자를 무시하거나 위로부터 지시를 통해 만나는 것에 대하여 거부감을 가지기 십상이다.

    어떤 장애인이 장애인등록을 하기 위해 시청을 찾아가 문의를 하였다. 시청에서는 장애인 업무를 보는 공무원이 아니어서 나름대로 인터넷을 통해 검색을 하여 장애인에게 도움을 주고자 국민연금에서 그 업무를 하니 국민연금으로 가라고 안내를 하였다.

    물론 국민연금에서는 주민센터에 신청을 하면 된다고 안내를 하였다. 다시 주민센터로 가면서 이 장애인은 시청 직원에게 화가 났다. 모르면 모른다고 할 것이지, 엉터리로 안내를 하여 왜 생고생을 시키느냐고 화가 난 것이다.

    어떤 장애인은 장애인 차량을 등록하러 주민센터에 갔다. 시각장애인이어서 본인이 운전을 하지 못하는 경우였다. 그렇다고 가족이 공동으로 등록하여 운전을 하는 경우도 아니었다. 회사 직원에게 운전을 시킬 사장이었다.

    주민센터에서는 가족의 공동명의가 아니면 안 된다고 하였다. 복지부에 질의를 하고 다시 주민센터를 찾아가 운전은 본인이 하지 않아도 등록을 할 수 있다며 복지부에서 내려온 안내서를 달라고 하여 확인을 시켜 주었다.

    이미 복지부에서 내려온 안내서가 지침으로 있음에도 공무원은 그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지 못한 경우였다. 장애인 담당 공무원은 수시로 바뀌고 인수인계가 원활하지 않아 일어난 문제이다. 그것으로 인하여 장애인에게 불편을 줄 경우 장애인은 화가 난다.

    이 장애인이 자동차를 등록한 시기는 LPG 감면제도가 있던 시기인지라, 운전을 하는 직원 명의의 카드로 충전을 하였는데, 감면 혜택을 받지 못했다. 규정상 본인의 카드로 지출한 것에 대하여만 감면 혜택을 주고 있었다. 그러다가 제도가 변경되어 운전자의 카드로 결재한 것만 혜택을 준다고 하였다.

    장애인이 타고 다니는 자동차에 누구의 명의로 가스를 넣든 간에 감면을 해야 하지 않느냐, 가스를 넣으러 가면서 반드시 동행을 하거나 자신의 카드를 줘야 하는 것은 개인정보를 누구에게 맡겨야 하는 문제가 있지 않느냐, 제도가 바뀌어 나의 차인데 왜 다른 사람 카드로 가스를 충전해야 하느냐 등을 따졌다. 공무원은 내가 제도를 만들었느냐며 같이 화를 내었다.

    장애인복지법에는 장애인을 위하여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시책을 강구하여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법에도 없는데 왜 이런 서비스를 하느냐고 물으면 시책을 강구하라고 되어 있으니 한다고 공무원은 답한다. 나에게 필요한 다른 것도 시책으로 해 주면 안 되느냐고 물으면 내가 정책을 만드는 위치가 아니라거나, 왜 나에게 그런 말을 하느냐고 대응한다.

    요령이 있는 공무원은 장애인의 건의는 정말 필요한 것인데 법적 근거가 있으면 시행했을 텐데 안타깝게도 법으로 정해져 있지 않아 해 주고는 싶으나 해 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친근감 있게 거절을 한다. 동조하면서도 거절을 한다.

    상당수의 공무원들은 장애인들의 민원에 대하여 방어적 태도를 보인다. 나의 업무가 아니라거나, 내가 왜 그렇게 해야 하느냐고 답한다.

    장애인은 협조적으로 일해 달라거나 도와줄 수 있지 않느냐고 거듭 사정을 호소하면 결국 태도를 가지고 시비가 붙기 쉽다. 결국 단어를 가지고 나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거나, 그렇게 말한 적이 곡해라는 등의 시비에 귀착된다.

    어떤 공무원은 말귀를 알아듣지 못한다며 장애인의 자존심을 상하게 한다. 예를 들어 장애인연금 수급 대상자가 정보를 알지 못해 신청을 하지 못한 것을 나중에 알고 시민을 위해 일하는 공무원이 나에게 이런 정보를 왜 주지 않았느냐고 하자, 공무원은 모르는 사람에게는 권리가 없다, 내가 그렇게 한가한 사람이 아니라고 답했다.

    모르는 무식한 당신 탓이라는 비난으로 장애인은 받아들인다. 그 동안 서비스를 받지 못한 분한 마음을 설명을 통해 해소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화를 내게 하는 말이다.

    말투가 문제가 있다며 상사에게 면담을 하여 따지겠다고 장애인이 말하면 공무원은 약자인 공무원을 괴롭히는 민간 갑질이라고 대응한다. ‘서울을 가지세요’라는 슬로건에도 불구하고 서울이 너의 것이냐고 공무원은 화를 낸다.

    한 시각장애인이 출근 시간에 새치기하는 사람들에 의해 도저히 택시를 타지 못하자, 지하철 역사 앞에 목적지가 같은 사람을 합승하는 차량을 신고하였다. 신고센터에서는 증거가 있느냐, 시각장애인인데 번호는 어떻게 알았느냐며 우리도 증거가 있어야지 아니면 발뺌하면 어쩔 수가 없다고 답했다.

    시각장애인이 차 뒤 번호판으로 다가가서 눈을 가까이 대고 번호판을 보고 신고를 한 것인데, 시각장애인의 말을 믿을 수 없다는 뜻으로 듣자 화가 났다. 도대체 공무원이 누구 편인지 모르겠다거나 도대체 시정을 바로잡을 의지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느낀다.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장애인식개선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차별이나 친절 교육 이전에 장애인 대응 매뉴얼부터 재점검해야 한다.

    시각장애인이 민원서류를 발급받고자 주민센터에 가서 민원서류 신청을 하자, 무인발급기는 무료인데 왜 여기 신청을 하느냐고 공무원이 말했다. 시각장애가 있어 무인기를 사용할 수 없다고 하자, 쉽다며 가서 해 보라고 했다.

    다행히 도우미의 지원으로 주민등록등본을 발급받고 인감을 발급받고자 하자, 그것은 무인기로 할 수 없다고 했다. 다시 공무원에게 가서 어차피 서류를 직접 떼어 줄 것이면 왜 왔다갔다 시키느냐고 웃으면서 말했다. 그러자 공무원은 짜증을 내며 인감은 직접 발급받아야 하는 것은 상식이라고 말했다. 장애인은 상식도 모르는 무식한 사람이 되었다.

    민원인에게 바쁘다거나 귀찮은 내색을 하지 않고 끝까지 들어주는 공무원이 필요하다. 말이 끝나기도 전에 판단하여 말을 자르는 공무원은 장애인에게 귀찮아하는 모습으로 비친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것을 공무원은 모른다.

    도움이나 협조를 부탁하는 경우, 정확한 정보로 안내하는 공무원이 좋다. 시각장애인에게 ‘저기 있으니 가 보라’는 안내보다 담당자에게 직접 만나도록 안내하는 공무원이 좋다.

    방어하는 자세가 아니라 문제를 파악하고 해소시켜 주는 공무원이 좋다. 장애인들은 자신에게 친절한지 부담으로 대하는 것인지 느끼고 반응한다. 공무원의 부족함이나 불친절을 지적하는 장애인에게 시인하고 시정을 적극적으로 하려는 공무원이 좋다. 

    결코 인정하지 않고 방어하려는 공무원에게는 아무리 인식개선 교육이나 의사소통 교육을 해도 달라지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교육 이전에 사랑이 먼저다.

    공무원의 비리가 아니라 불친절하거나 비협조적이거나 자신의 업무임에도 잘못된 정보를 주거나 특정 편에 서서 일하는 공무원은 자질 부족으로 신고하여 고가 점수에 반영하면 달라질까? 

    현재는 비리나 부정부패 신고만 감사실에서 다루고 있다. 경직되지 않고 유연하며 사람이 먼저인 행정이 필요하다.

    감정이 앞서거나 방어적 태도를 가진 공무원, 그리고 장애인에 대하여 다정할 수 없는 공무원은 자질에 분명 문제가 있다. 어쩌면 영원히 개선되지 않는 불행이 본인과 시민에게 긴장관계로 유지될 것이다.

    만약 장애인의 코가 옷에 묻을까 항상 거리를 두는 특수교사가 있다면 불행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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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니스트 서인환 (rtech@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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