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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많은 것을 가슴에 담고 귀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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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성민복지관
    댓글 0건 조회 5,082회 작성일 18-08-22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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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청년드림팀 estas팀, 18일 영국에서 귀국

    결과 발표는 내달 20일 RI 재활대회에서 진행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8-08-21 09:30:27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결론적으로 많은 것을 배우고 돌아왔습니다.

    특히 얼마 전 있었던 런던 테러 사건 당시에 저희들은 런던에서 기차로도 5시간이나 걸리는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 있었기 때문에 사건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었습니다. 걱정 뚝 놓으셔도 된다고 뒤늦게 말씀드립니다.

    첫 기관 방문 일정이었던 'AutAngel'로부터 긍정적인 충격을 느꼈습니다.

    AutAngel이 제시한 새로운 자폐성장애 설명 모델 ⓒ장지용에이블포토로 보기 AutAngel이 제시한 새로운 자폐성장애 설명 모델 ⓒ장지용
    AutAngel의 캐톨라인은 자폐성장애에 대한 새로운 모형을 제시했습니다. 먼저 스펙트럼 장애라는 특성을 가진 자폐성장애의 특성에 대해 수직선상으로 표현하던 ‘낡은 문법’을 바꿔 입체적인 모형을 제시하였습니다.

    그리고 제 지론인 ‘똑같이 다르다’는 표현을 안 썼을 뿐이지 ‘똑같이 다르다’의 논리를 그대로 인용해서 설명했습니다.

    스프링에 목재 공을 붙이고, 결정적으로 가장 높은 부분에 철심을 박았다가, 그 철심을 뺀 순간 고꾸라지는 모습을 설명하면서, 이것의 진정한 의미는 “자폐인에게 적절한 지원이 없다면, 자폐인들은 제 능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결론을 이끌어냈습니다. 

    물론, 이 지적은 사실입니다. 우리가 줄기차게 제기했던 그 이론을 그들도 표현만 달랐지 공감했다는 것입니다.

    이어진 Reading 지역의 자폐인 자조모임 회원들과의 고민에서도 하나의 답을 찾았습니다. 바로, 지역사회 자조모임이 긍정적인 활동을 이끌어내고, 또한 자폐성장애 정체성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자조모임에 대해 궁금해서 갔다가 그곳에서 자폐성장애 정체성을 깨달았다는 회원의 보고도 있었기 때문이죠.

    필자(왼쪽 두번째)와 AMASE 대표단 (오른쪽 두명), Scottish Youth Parliament의 Chloe Whyte 의원(맨 왼쪽)과 함께 ⓒ장지용에이블포토로 보기 필자(왼쪽 두번째)와 AMASE 대표단 (오른쪽 두명), Scottish Youth Parliament의 Chloe Whyte 의원(맨 왼쪽)과 함께 ⓒ장지용
    Scottish Youth Parliament의 Chloe Whyte 의원과 Robbie Burgess 의원, AMASE와의 만남도 의미 깊은 만남이었습니다.

    지역사회에서 자폐인이 당당한 일원으로 활동한다는 사실은 고무적이었습니다. 특히 Chloe와 Robbie의 ‘의정활동’에 있어서 매우 큰 의미를 가졌습니다. 

    일반 국회의원(스코틀랜드는 자체 국회가 따로 있습니다. 물론, 런던 국회에도 스코틀랜드 지역구 의원이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들 앞에서 자폐성장애를 비롯한 ‘보이지 않는 장애유형’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 더 놀라웠습니다. 

    자폐성장애에 대해 모르는 이들은 제가 말하지 않는 이상 제가 자폐인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됩니다.

    연설하고 있는 Scottish Youth Parliament의 Chloe Whyte 의원 (왼쪽 서 있는 사람)과 Robbie Burgess 의원(오른쪽 서 있는 사람) ⓒ장지용에이블포토로 보기 연설하고 있는 Scottish Youth Parliament의 Chloe Whyte 의원 (왼쪽 서 있는 사람)과 Robbie Burgess 의원(오른쪽 서 있는 사람) ⓒ장지용
    물론 차별의 아픔도 공유했습니다. Chloe는 카페에서 아르바이트 노동을 하는데, 카페에서도 자신에 대한 시선이 힘들고, 실제로도 지역사회의 자폐인들이 단시간 근무나 자영업 등 구애를 덜 받는 일자리에서 노동을 한다는 것도 신기했습니다.

    그들과의 만남에서 또 놀란 일이 있었습니다. 공식 섭외도 시도했으나 무산되었고, 일정도 맞지 않아 참석하지 못한 Autscape라는 일종의 ‘수련회’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 연합 합숙 세미나 일정이 8월 28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되는데, AMASE의 대표단은 “올해도 참석할 예정이고, 우리가 조직을 만들게 된 계기도 Autscape의 영향을 받아서 만든 것이다”고 답했기 때문이죠.

    그리고는 estas팀의 한 사람은 “우리도 그런 것을 만들고 싶다“는 말도 했습니다. 언젠가는 전국의 자폐인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날을 꿈꾸게 되었습니다.

    공식적인 만남의 마지막 날은 한국에서는 광복절이었습니다. 네, 8월 15일이었습니다.

    이 날은 만남이 매우 힘들었는데, 많은 팀원들이 지친 상황이었고 팀장님이던 교수님도 병에 걸려서 동행하지 못했기 때문이죠.(무사히 귀국한 것이 다행이었을 정도로)

    Scottish Autism과의 만남은 새로운 일을 찾아냈습니다. 스코틀랜드에서 분석한 성인기 전환, 여성 자폐인등에 대한 이슈를 알아볼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가 이메일 회원 가입만 하면 얼마든지 열어볼 수 있다는 것이 놀랐습니다.

    New Struan School과의 만남에서 신기했던 것은 한국에 이런 방향의 공식 학교는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에는 자폐성장애인이 다닐 수 있는 전문 특수학교가 없기 때문이죠. 또한 각자의 특성을 존중한 일종의 개별화 교육이 이뤄졌다는 사실도 놀라웠습니다.

    마지막 만남이자 이번 원정 연수의 가장 중요한 만남은 Scottish Women's Autism Network였습니다.

    이름 자체도 ‘우아해 보이는 존재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엄청난 삶의 고통을 치러야한다’는 의미가 중의적인 의미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약어가 ‘백조’를 의미하는 단어와 똑같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그들의 마크도 스코틀랜드와 자폐성장애 두 가지를 모두 의미하는 색깔인 파란색에 약어의 주인공인 백조를 합쳐서 파란색 백조였습니다.

    그들이 이야기한 것은 자폐성 장애 자조운동의 방향성을 가지고, 각자의 역량을 모두 존중하고 담아서, 함께하는 것이라고 정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그들의 과거는 estas의 현재라고 볼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7~8명이 모이던 자조모임이 거대한 자폐성장애 운동 단체로 발전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한 원정을 모두 마치고, 모든 것을 가슴에 담아 8월 18일 오후 3시 즈음에 귀국했습니다. 귀국 공식 보고는 9월 20일, RI 재활대회의 오후 시간에 공개될 예정입니다. 저희뿐만 아니라 다른 팀 사정도 궁금하신 분들은 곧 있을 RI 재활대회 신청서에 오후시간 활동으로 저희 드림팀 보고대회를 선택하고 들어주세요!

    이 쯤 해서, 원정대 대원들에게 고마워하는 이야기를 몇 자 적습니다.

    이현주 교수님 – 원정 내내 챙겨주시느라 고마웠어요. (결국 하루 동안 편찮았을 정도로) 그리고 안전 이슈를 제일 먼저 걱정해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김중혁 선생님(행정요원) - 안살림을 챙겨주느라 고마웠어요. 그리고 선엽이를 끝까지 책임져 준 것에 대한 고마움도 전합니다.

    허정혁 장애인재활협회 대리 – 바쁜 와중에, 그리고 다른 드림팀 일정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스코틀랜드에 나타난 것이 놀라웠어요. 그리고 비상시 영어 통역 일도 도와준 것에 대한 감사도 드립니다.

    윤은호 팀원 – 섭외 다 해주느라 엄청 고마웠어요. 그리고 런던에서의 문화체험 야간 프로그램을 졸지에 짜줬던 것에 대한 고마움도 있어요. 내가 런던에서 클래식 음악회를 갈 줄이야 상상을 했겠어요?

    최선엽 팀원 – 많이 걱정해줬지만 나름대로의 고민을 가지고 나름대로 풀어보려고 애 쓴 것이 고마워요.

    김진영 팀원 – 일정이 힘들었을 것이라 믿습니다. 스코틀랜드에서의 일정만 수행하고 돌아왔는데, 그래도 나름대로 할 말은 하려고 애 쓴 것이 좋았어요. 그리고 스코틀랜드에서의 브리핑도 영어 어휘력이 좋아서 나름 하려고 애 쓴 것이 고마워요.

    김예진 통역 책임자 – 영어 통역을 다 도맡고 두 번째 재정책임자에 세 번째 스태프로 활동한 것이 고마웠어요. 특별히 고마운 것은 스코틀랜드에서 런던으로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영국 아기가 칭얼대 함께 자리를 나누며 좁은 자리를 공유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다만 캐리어를 제 방향으로 끌려고 했던 것은 제가 좀 더 불편하려고 애를 썼다는 것을 밝히고 싶네요. 제가 보기에는 예진씨가 더 불편해보였기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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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니스트 장지용 (alv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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