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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강화에 착륙한 '어린 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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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성민복지관
    댓글 0건 조회 6,017회 작성일 18-06-21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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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왕자와 '소행성 B612'…우리들의 ‘신화’ 만들기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8-06-20 15:56:01
    생텍쥐페리님께.

    그동안 책을 통해 당신을 읽으며 공감해 온 제가 마음속으로 존경했던 당신께 편지를 쓰게 되다니! 감개무량입니다. 

    당신이 우리에게 남겨 준 책 중에서 가장 아름답고 시적인 작품인 <어린 왕자>를 저는 제일 좋아합니다. 

    문학의 역사에서는 20세기 전반기를 치열하게 살다 간 당신에게 ‘행동주의 작가’라고 문학사적 칭호를 붙였습니다. 지금도 프랑스 전투기 한켠에 그려져 있다는 어린 왕자의 모습을 통해 당신은 우리에게 ‘살아있는 작가’로 남아 있지요.

    당신의 어린 왕자는 철새들의 이동을 이용해 별은 떠나왔다고 들었습니다. 그 철새들을 따라 ‘어린 왕자’가 여기! 바로 여기! 대한민국에 착륙한 소식을 들으셨나요?

    여기! 대한민국 ‘강화’에 ‘어린 왕자’가 착륙, 2018년의 새로운 ‘신화’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신화’란 사람들이 무언가 하나에 가치를 두고 그것을 공유하면 공동의 환상이 만들어지고, 그 공동의 환상을 그 시대의 ‘신화’라고 정의하겠습니다. 

    마치 그 시대의 당신과 문인들이 레지스탕스 운동을 조직하여 ‘애국심’이라는 공동의 환상으로 최첨단 비행기가 아닌 ‘인간적인’ 비행기로 즐겼던 행동과 모험이 우리에게 ‘신화’가 되어 전해져 내려오듯이... 

    생텍쥐페리님, 
    제가 여기! 이 곳! 대한민국 ‘강화에 착륙한 어린 왕자’와 그와 함께 우리의 공동의 환상, ‘신화’를 만들어가는 ‘바람과 모래와 별들’의 이야기, 전해 드릴게요.

    ‘강화에 착륙한 어린 왕자’는 ‘자폐성장애가 있는 어린이의 세계를 살고 있는 27살의 자폐인, 성빈씨’입니다. 당신이 말했듯이 여기서 어린이의 세계란 나이의 의미가 아닙니다. 사물의 본질을 눈이 아니라 마음으로 읽는다고 역설한 당신의 그 의도입니다. 

    어린왕자 성빈씨와 누나 한나씨. ⓒ김은정에이블포토로 보기 어린왕자 성빈씨와 누나 한나씨. ⓒ김은정
    앗! ‘강화군의 어린 왕자, 성빈씨’가 27살이라고 제가 숫자를 말해 버렸네요. 당신이 곁눈으로 살짝 저를 흘겨 볼 듯합니다.

    왜냐하면 당신은 ‘어른’들은 숫자를 좋아한다고 비관적으로 말했었으니까요. 너그럽게 이해해 주세요. 숫자 같은 건 신경 쓰지 않는, 인생을 이해할 줄 아는 ‘어린이의 세계’를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대한민국 강화에 착륙한 ‘어린 왕자, 성빈씨’와 ‘그 가족들’이 우리 모두와 함께 ‘신화’를 만들기 위해 강화에 [소행성B612]라는 ‘별’을 만들었다고 하면 당신은 무척 놀랄 것입니다. 

    당신의 어린 왕자가 떠나온 별 [소행성B612] !
    그 별 [소행성B612]가 제가 사는 대한민국에 존재한다니! 

    강화군 불은면 두운리 120-2 [소행성B612]. ⓒ김은정에이블포토로 보기 강화군 불은면 두운리 120-2 [소행성B612]. ⓒ김은정
    생텍쥐페리님, 

    ‘자폐인’이란 눈에 보이는 것만을 중시하는 ‘메마른 세계’가 아닌, 순수한 물기로 촉촉하게 적셔진 ‘눈물의 세계’에서 지는 해를 바라보며 눈물짓기도 하고, 자기 별에 혼자 두고 온 장미가 안쓰러워 가슴 아파하는 여린 마음을 갖고 있는, 당신이 말한 어린이의 세계를 살고 있는 ‘어린 왕자들’입니다. 

    ‘메마른 세계’ 사람들은 장애라는 높은 울타리를 쌓아, 이 ‘어린 왕자들’의 순수하고 촉촉한 ‘눈물의 세계’를 인정하려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어린 왕자를 가진 부모들은 가슴에 상처와 멍이 하나, 둘 쌓여가지요. 눈에 보이는 것만 중시하는 ‘메마른 세계’ 사람들은 볼 수 없는, 자식을 끌어안고 사랑으로 견디는 아름다운 훈장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어머니께 보내는 편지에 자주 썼던 “.....날마다 어머니를 사랑하는 법을 조금씩 배웁니다.” 이 말에서 느껴지는 사랑처럼 이곳에서 ‘어린 왕자’를 품에 안은 부모들은 상처에 주저앉지 않고 ‘어린 왕자들의 공동의 환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이곳저곳에서 힘을 모아 여러 가지 ‘신화’를 만들어 나가며, 날마다 이 ‘어린 왕자들’을 사랑하는 법을 조금씩 배워가고 있습니다.

    이 땅의 ‘어린 왕자들’이 ‘다름’을 인정받고, 함께 어우러져 지역 사회 속에서 삶의 터전을 이루며, 메마른 세계 사람들이 쌓아 놓은 높은 울타리 속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세상에서 누릴 수 있는 행복과 즐거움과 자존감을 마음껏 공유할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이 되길 꿈꾸는 장소가 바로! 강화의 별 [소행성B612]입니다.

    강화의 별 [소행성B612]의 별지기, 최덕훈 대표는 우리 ‘어린 왕자들’이 공동의 환상을 이루기 위한 체험 활동이나 예술 활동 등을 자유롭게 펼치며, 가족 모임 또는 장애분야 활동가들의 모임,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하는 ‘소통의 별 [소행성B612]’를 지향한다고 포부가 대단합니다.

    강화의 어린왕자를 만날 수 있는 [소행성B612] 카페. ⓒ김은정에이블포토로 보기 강화의 어린왕자를 만날 수 있는 [소행성B612] 카페. ⓒ김은정
    생텍쥐페리님,

    ‘예쁜 카페’와 ‘공연장’이 나란히 서 있는 강화의 별 [소행성B612]에서 퍼져나갈 우리 ‘어린 왕자들’의 신화, 기대해 주세요.

    [소행성B621]의 예쁜 카페에서 ‘강화의 어린 왕자, 성빈씨’의 누나, 한나 씨가 내리는 커피의 맛과 향은 당신처럼 선의 세계를 건설하려는 ‘모랄리스트’의 힘을 가진 신비한 마법의 맛과 향으로 [소행성B612]에서의 신화를 모락모락 키울 것입니다.

    그리고 [소행성B612]의 공연장에는 우리 ‘어린 왕자들’이 시각적 즐거움을 추구하는 특성에 어울리는, 맞춤식 4면 스크린과 국내 특허 리어 스크린을 설치하여 공연이나 전시를 한층 더 흥미롭게 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보니, 강화의 [소행성B612]는 당신이 말한 ‘우물의 발견’인 듯합니다.

    '소통하는 좋은 세상만들기' 무상 대관 공연장. ⓒ김은정에이블포토로 보기 '소통하는 좋은 세상만들기' 무상 대관 공연장. ⓒ김은정
    저는 강화 [소행성B612]의 공연장을 우리의 ‘어린 왕자들’을 중심으로 한 연주회나 전시회로 기획하여 이 땅의 ‘어린 왕자들’이 문화 예술로 서로를 사랑하며, 세상과 소통하는 ‘피크닉 카페’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쓸고 닦으며 예쁘게 단장중인 별지기, 최덕훈 대표의 땀을 보았습니다. 

    마치 당신의 어린 왕자가 자기 별의 활화산들을 정성껏 청소해 주는 모습을 보는 듯 했지요.

    게다가 ‘소통하는 살기 좋은 세상 만들기’를 위한 공연은 무상 대관을 한다하니, 우리 ‘어린 왕자들’의 신화가 완성되는 날이 그리 멀지않은 듯합니다.

    생텍쥐페리님,
    강화의 별 [소행성B612]가 우리가 찾던 ‘우물’이 되어 주겠다고 약속을 했기에, 당신의 어린 왕자처럼 제가 사는 ‘이 땅의 어린 왕자들’도 ‘바람과 모래와 별들’과 함께 ‘우리가 사랑해야 하는 이유’가 생겼습니다. 

    저는 당신이 적어 준 이 말을 항상 새깁니다.
    “ 사랑을 받으려고만 하면 그 사랑은 오히려 더 가난해진다.
    반대로 사랑을 주면 줄수록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다.”

    우리의 삶을 ‘사람과 사람의 정신적 유대’에서 찾으려고 한 당신의 메시지를 마음속에 담아, 이 땅의 우리 ‘어린 왕자들’을 존중하며, 당신의 어린 왕자처럼 ‘작은 도끼’ 하나로 불의에 저항하며 지켜줄 것입니다.

    생텍쥐페리님,
    잎사귀 색이 제일 예쁜 6월이 오면 저는 당신을 생각합니다.
    예쁜 색이 빛나는 6월에 태어난 당신에게 초록의 기운들이 축복을 듬뿍 선물했다고 들었습니다.

    ‘공통된 이상을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있을 때 비로소 자유로운 호흡을 하는 것’이라는 당신의 신념을 강화의 별 [소행성B612]에 착륙한 ‘27세의 어린 왕자, 성빈씨’가 이어줄 것으로 믿으며...

    2018년 6월 
    저의 ‘어린 왕자’를 품에 안고, 초록을 바라보며...
    김은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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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니스트 김은정 (boktti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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