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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장애부모 자녀 위한 국가지원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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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성민복지관
    댓글 0건 조회 5,302회 작성일 18-06-20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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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사람 가능성 지닌 존재… 장애인 대상 부모교육도 중요”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8-06-19 10:43:07
    태어나줘서 고맙다가도 태어나게 해서 미안함을 느끼는 대상. 해준 것보다 못해준 것에 죄의식을 갖는 존재인 부모는 자녀에 대한 이중적 감정에 구속되어 살아간다. 

    어쩌면 부모의 권리일 수 있는 이 감정이 어릴 적엔 참 싫었다. 심연에 자신의 장애를 자책하는 게 보여서다.

    나의 부모님은 지체장애인이다. 유년시절 내 표정이 좋지 않을 때면 어머니는 본인의 장애와 가난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미안해하셨다. 

    해결될 수 없는 자책이 부모님을 둘러쌓는 걸 조금이라도 막아보기 위해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턴 학교서 나눠주는 통지표를 집에 가져가지 않았다. 

    공개수업과 같은 행사를 알리는 내용이 적혀있었는데, 당시 학교엔 엘리베이터가 없어 어머니께서 오기 힘드실 것 같았다. 

    이 사실이 엄마를 더 힘들 게 할 것이라 판단해 아예 모르셨으면 한 거다. 더욱이 가죽장갑 제작 일을 하시는 부모님께 방해가 되고 싶지 않았다.

    가정과 학교 사이에서 완충 역할을 하던 내게도 힘든 순간이 있었다. IMF로 아버지가 하시던 사업이 어려워져 우리 가족은 기초생활수급자가 됐다. 수급자는 병원진료비용을 국가에서 지원해준다. 

    눈병이 유행할 당시였는데, 병원에 다녀온 내게 친구가 비용을 물어봤다. 악의는 없었다. 그저 자신도 병원에 가야하는 입장이라 질문한 것뿐이다. 그러나 순간 내 머릿속은 하얘졌다. 이걸 어떻게 말해야하나 싶어서다. 결국 있는 그대로 얘기했다.

    집에 놀러오기로 한 친구가 부모님이 장애인이란 걸 알고 당황해하던 모습을 본 적도 있다. 이 사실을 들었을 때 친구가 보인 반응은 내 정체성에 장애라는 카테고리를 명확히 새겼다. 

    이름과 나이 등 사람들이 타인에게 자신을 소개하기 위해 반드시 언급하는 항목에 부모님의 장애가 들어간 거다. 다행히도 아직까진 이로 인해 멀어진 사람은 없다.

    이처럼 나는 몸집이 작았을 때부터 어른스럽게 행동하는 편이었다. 신체의 불편함이 의식을 자유로부터 구속한다는 걸 일찍 깨달은 덕분이다. 

    고통을 감내할 수 있었던 힘의 동력은 하루에 3~4시간을 자며 일하는 상황에서도 나를 바르게 키우려 했던 부모님의 헌신이었다. 

    장애인이 부모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국가는 전혀 돕지 않았지만, 빡빡한 사정에도 내게 미술이나 피아노를 가르치실 정도로 열의를 보여주신 부모님의 사랑이 꿈엔들 잊힐리야.

    그나마 가난한 장애인 부모가 자녀를 키울 수 있는 건 기초생활수급자에게 주는 돈과 장애수당 덕분이다. 

    한데 대학교 졸업시기가 다가오자 동사무소(현 주민센터)에선 자녀가 돈을 벌 수 있는 시기가 됐다며 취직을 하거나 자신들이 알선한 곳에서 일을 하라고 했다. 

    그리 되면 수급권은 박탈된다. 장애인 부모가 자녀를 키울 땐 거들떠보지도 않다가 그 자녀가 부모를 부양할 나이가 됐다며 수급권을 박탈하려는 국가가 야속했다.

    일각에선 책임지지 못할 자녀를 낳는 장애 부모를 비판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소속되고자 하는 욕구는 장애인이라고 다르지 않다. 

    이건 인간이 누려야할 권리이기도 하다. 게다가 결혼 가능성 있는 장애인을 낳은 건 비장애인이다.

    그러니 장애인 부모가 자녀를 키우는 데 국가의 도움은 선택사항이 아니다. 모든 사람은 가능성 있는 존재기에 투자가 아깝지 않다.

    가장 중요한 건 아이의 가능성을 발현시켜줄 수 있는 유년기 교육이다. 어머니는 “걸음이 빨라지고 호기심이 폭발하는 시기에 집에만 둔 것이 가장 한스럽다”고 했다. 

    또 예비부모인 장애인들의 자존감을 높이는 부모교육도 필요하다. 이러한 제도가 장애부모 자녀의 자존감 형성에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나는 산과 여행을 좋아해 게스트하우스를 차리는 게 오랜 꿈이다. 어느 순간 이것이 마음 둘 곳 없던 나의 도피처였다는 걸 깨닫고 요가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은 남편과 운영하는 전인치유공간 앳하움의 대표로 활동하며 타인들의 마음을 보듬으려 노력하고 있다. 

    2년 가까이 시각장애를 가진 어르신들에게 요가를 가르치고 있다. 요즘은 청각장애인에게 요가를 수화로 가르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운동이 부족하고, 자존감이 부족한 장애인들의 심신을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드는 데 요가가 도움이 되지 않을까? 나의 작은 재주로 세상을 보듬고 싶다.

    ∙이 칼럼은 전인치유공간 앳하움 하지혜 대표의 시각으로 서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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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니스트 심지용 칼럼니스트 심지용블로그 (yololongy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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