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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달장애인의 목소리로 만들어지는 인터뷰 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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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성민복지관
    댓글 0건 조회 3,207회 작성일 21-02-16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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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달장애인의 목소리로 만들어지는 인터뷰 북

    쉬운 정보의 시작과 끝, 그곳에는 발달장애인이 존재한다-②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1-02-16 15:25:10
    '너와 함께 반짝반짝' 일부. ⓒ소소한소통 에이블포토로 보기 '너와 함께 반짝반짝' 일부. ⓒ소소한소통
    발달장애인의 이야기, 발달장애인의 목소리로

    영화, 드라마 등에서 장애인이 아닌 사람이 출연해 장애인 연기를 할 때 대체로 불편함을 느낀다. 장애인의 삶을 살아보지 않은 사람이 보여주는 이른바 ‘연기’는 대부분 어색하거나 과장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발달장애인을 위한 정보를 제공할 때도 항상 염두에 두는 부분이다. 당사자의 경험, 삶을 들려주는 콘텐츠, 당사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콘텐츠라면 그 시작은 다른 누구도 아닌 발달장애인의 목소리에서 비롯되어야 한다.

    가령 자립생활을 준비하고자 하는 발달장애인에게 청소, 빨래, 요리 등 가사일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고 했을 때 살림 전문가가 알려주는 것이 좋을까, 실제 먼저 자립생활을 한 발달장애인이 전해주는 것이 좋을까?

    소소한소통의 『서툴지만 혼자 살아보겠습니다』는 자립해 살아가고 있는 발달장애인 4명의 인터뷰를 통해 이들의 실제 살림법을 배울 수 있는 책이다.

    자립을 나와 먼 얘기로만 여기는 발달장애인이 다른 당사자들의 모습을 통해 ‘나도 자립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품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만들었는데, 역시나 기획이 통했다.

    실제로 이 책을 읽은 발달장애인 중에는 ‘나도 할 수 있다.’, 또는 ‘나도 그렇게 살아보고 싶다.’는 동기부여가 되었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와 같은 장애를 가진 사람의 이야기가 정보 제공 그 이상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서툴지만 나도 혼자 살아보겠습니다' 일부. ⓒ소소한소통 에이블포토로 보기 '서툴지만 나도 혼자 살아보겠습니다' 일부. ⓒ소소한소통
    우리 없이 우리에 대한 것은 없다

    소소한소통은 시청자미디어재단의 발달장애인 방송접근권을 고려한 맞춤형 영상 제작 사업을 2019년, 2020년 2년 연속 맡아 했다. 영상을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만들어진 영상의 주시청자인 발달장애인에게 잘 쓰이는 것도 중요하기에 해마다 상영회를 했다.

    2019년에는 서울 시내 극장 상영관을 통째로 빌려 약 200명의 발달장애인과 가족, 실무자를 모셨고 2020년에는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온라인 상영회를 했는데, 당일 최대 접속자수는 500명 정도였고 현재까지 약 1,600회의 조회 수를 기록한다.

    만든 영상들의 주제는 사전 수요조사를 통해 발달장애인의 실생활에 필요하거나 발달장애인이 즐길만한 것으로 제작되었고 개그맨, 배우 등 유명인이 출연한 영상이 몇 편 있지만, 대부분은 발달장애인 당사자가 직접 출연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당사자의 이야기를 당사자가 하는 것만큼 전달력이 높은 메시지는 없기 때문이다. 특히 특별한 연출보다는 당사자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 누구나 편견 없이 당사자를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랐다.

    영국의 발달장애 관련 비영리 단체 한 곳에서 발간한 발달장애인 방송·미디어 접근 관련 책자를 보면 영화, TV 프로그램 등에 발달장애인이 나오는 경우 비장애인이 발달장애인의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발달장애인이 직접 출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Nothing about us without us(우리 없이 우리에 대한 것은 없다)’라는 것이다.

    영국 발달장애인 방송·미디어 접근 관련 책자. ⓒfoundation for people with learning disabilities 에이블포토로 보기 영국 발달장애인 방송·미디어 접근 관련 책자. ⓒfoundation for people with learning disabilities
    상영회에서는 영상 중 재미있게 보았거나 도움이 된 영상을 조사하는데, 상위권은 늘 발달장애인 당사자가 직접 출연한 영상이다. 자신과 같은 장애를 가진 사람이 직장생활을 하는 모습, 연인과 데이트하는 모습, 요리하는 모습, 혼자 사는 모습 등을 보며 자신을 투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해 유튜브 라이브 상영회 때는 실시간 댓글로 당사자들의 반응을 곧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오늘의 저녁 메뉴부터 코로나19로 인한 스트레스까지 영상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의 대화가 당사자끼리 오갔다. 탈시설 후 자립생활 하는 발달장애인의 영상을 보며 자신의 경험을 나누는 이도 많았다.

    발달장애인의 이야기가 세상에 알려져야 하는 이유

    소소한소통에서 만든 또 다른 인터뷰 북 『너와 함께 반짝반짝』은 반려동물․반려식물을 키우는 발달장애인들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반려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요즘, 발달장애인 중에도 반려생활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책의 주인공들을 섭외해 만났다. 거미, 달팽이, 고양이, 개, 물고기, 식물 등과 함께 사는 발달장애인들의 실제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 들을 수 있다.

    수진 님은 달팽이를 키운다. 먹이 주고, 목욕시키고, 집을 청소하는 것까지 달팽이와 관련된 모든 것을 직접 한다. 달팽이에게 주기 위해 상추를 직접 키우기도 하고, 달팽이의 등이 단단해지라고 달걀껍질을 빻아 주기도 한다.

    스스로를 달팽이의 언니라 칭하며 살뜰히 챙긴다. 거미의 한 종류인 타란툴라를 키우는 영걸 님은 거미를 키우게 되면서 학교폭력의 아픈 경험을 치유했다고 한다. 학교폭력에 대한 피해경험이 자신의 마음속에 화와 폭력성을 키웠는데, 거미를 키우면서 그러한 부정적 감정이 사라졌다고 한다. 현재 19마리의 거미를 키우는 그는 거미의 겉모습만 보고도 종류와 특성을 파악하는 거미 박사다.

    책의 주인공들은 서로 다른 반려생물을 키우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반려동물․반려식물에게 먼저 말을 걸고, 먹이를 주고, 잘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면서 다른 생명을 돌보는 즐거움을 말한다는 것이다.

    누군가의 돌봄을 받는 존재가 아닌 누군가를 돌보는 존재로서의 발달장애인에 대한 이야기. 책이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미처 알 수 없었던 것이다. 또 이들의 이야기는 발달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여러 가지 편견에 작은 균열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비장애인들이 갖는 발달장애인에 대한 대부분의 오해는 ‘잘 몰랐기 때문에’시작된다. 그래서 다양한 발달장애인의 이야기가 세상에 더 많이 알려졌으면 한다. 또 발달장애인은 이를 통해 서로의 삶에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경험과 이야기를 잇고 연결하며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연대를 이뤄갔으면 한다. 누군가의 목소리가 아닌 당사자의 목소리로.

    [발달장애인 독자를 위한 쉽게 쓴 칼럼 - easy read version]
    -쉽게 쓴 칼럼에는 위의 칼럼 내용을 쉽게 풀어서 쓴 내용 외에, 발달장애인인 독자 입장에서 알아두면 좋을 내용이 함께 포함되었습니다.

    발달장애인의 목소리로 만들어지는 인터뷰 북
    쉬운 정보의 시작과 끝, 그곳에는 발달장애인이 존재한다-②

    발달장애인의 이야기는 발달장애인에게 직접 들어야 합니다.

    영화, 드라마 등에서 가끔 장애인이 나옵니다. 실제 장애인이 아니라, 비장애인 연기자가 장애인 연기를 하는 거죠. 그 모습을 볼 때 저는 불편함을 많이 느낍니다. 장애인의 삶을 잘 모르는 연기자들의 모습이 어색하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발달장애인을 위한 정보를 만들 때 발달장애인의 이야기를 담으려고 노력합니다. 발달장애인의 경험을 들려주거나 발달장애인이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하도록 말이죠.

    예를 들어, 자립생활을 준비하는 발달장애인에게 청소, 빨래, 요리하는 법을 알려주려고 합니다. 살림을 잘하는 전문가가 알려주는 것이 좋을까요? 실제 먼저 자립생활을 한 발달장애인이 알려주는 것이 좋을까요?

    네, 맞습니다. 먼저 자립생활을 한 발달장애인이 알려주는 것이 더 좋습니다.

    소소한소통에서 만든 책 『서툴지만 혼자 살아보겠습니다』는 자립해 살아가고 있는 발달장애인 4명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나와 같은 장애를 가진 사람이 먼저 자립해 잘 살아가는 모습을 본다면 라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지요. 실제로 이 책을 읽은 발달장애인 중에는 ‘나도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뿐 아니라 ‘나도 그렇게 살아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갖기도 했습니다.

    우리 없이 우리에 대한 것은 없습니다.

    소소한소통은 2019년, 2020년 2년 동안 발달장애인을 위한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시청자미디어재단이라는 공공기관의 사업을 맡아 영상을 만든 것인데요. 영상을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만들어진 영상을 보고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상영회를 함께 진행했습니다.

    2019년에는 서울 시내에 있는 극장을 빌려 약 200명의 발달장애인과 가족, 기관 실무자를 모셨습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때문에 유튜브로 상영회를 했는데, 지금까지 1,600회의 조회 수를 기록했습니다.

    영상의 주제는 발달장애인과 가족, 실무자들에게 의견을 물어 정했습니다. 실생활에 필요하거나, 즐겁게 볼 만한 주제들이었죠. 개그맨, 배우 등 유명한 사람이 출연한 영상도 몇 편 있지만, 대부분의 영상은 발달장애인 당사자가 직접 출연을 했습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발달장애인의 이야기를 발달장애인이 직접하는 것이 있는 그대로를 잘 보여주기 때문이죠. 특히 특별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 발달장애인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영국의 한 단체에서 발달장애인의 방송, 영상 접근과 관련하여 책자를 만들었는데요. 그 책자를 보면 영화, TV 프로그램에 발달장애인이 나올 때, 비장애인이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발달장애인이 직접 출연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우리 없이 우리에 대한 것은 없다는 것이죠!

    상영회가 끝나면 재미있게 보았거나 도움이 된 영상을 조사하는데, 발달장애인이 직접 출연한 영상이 늘 인기가 많습니다. 자신과 같은 장애를 가진 사람이 직장생활 하는 모습, 연인과 데이트하는 모습, 요리하는 모습, 혼자 사는 모습 등을 보며 자신의 삶을 생각해 보는 것이죠. 특히 2020년 유튜브 상영회 때는 실시간 댓글을 통해 발달장애인의 생각을 곧바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의 저녁 메뉴를 이야기하는 사람, 코로나19로 인한 스트레스를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었고, 그 외에 다양한 주제의 대화가 오갔습니다. 탈시설 후 자립생활하는 발달장애인의 영상을 보며 자신의 경험을 나누는 사람도 있었죠.

    발달장애인의 이야기가 세상에 더 많이 알려져야 합니다.

    소소한소통에서 만든 또 다른 책 『너와 함께 반짝반짝』은 반려동물, 반려식물을 키우는 발달장애인의 이야기입니다. 거미, 달팽이, 고양이, 개, 물고기, 식물 등과 함께 사는 발달장애인의 이야기를 책을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수진 님은 달팽이를 키웁니다. 먹이 주고, 목욕시키고, 집 청소 까지 달팽이와 관련된 모든 것을 직접 합니다. 달팽이에게 주기 위해 상추를 직접 키우기도 하고, 달팽이의 등이 단단해지라고 달걀껍질을 빻아 먹이와 함께 주기도 합니다. 스스로를 달팽이의 언니라 칭하며 열심히 챙깁니다.

    타란툴라라는 거미를 키우는 영걸 님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영걸 님은 거미를 키우게 되면서 학교폭력의 아픈 기억이 많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현재 19마리의 거미를 키우는 영걸 님은 거미의 겉모습만 보고도 종류와 특성을 아는 거미 박사입니다.

    책의 주인공들은 서로 다른 동물, 식물을 키우지만 공통점이 있습니다. 동물, 식물에게 먼저 말을 걸고, 먹이를 주고, 잘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면서 생명을 돌보는 즐거움을 이야기합니다. 발달장애인이 누군가에게 돌봄을 받는 것만이 아닌, 누군가를 돌볼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해줍니다. 우리 사회에서 발달장애인은 돌봄을 받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직접 보여주는 것이죠.

    비장애인이 갖는 발달장애인에 대한 대부분의 잘못된 생각은 ‘잘 몰랐기 때문에’시작됩니다. 그래서 더 많은 발달장애인의 이야기가 세상에 알려지면 좋겠습니다. 또 발달장애인은 이를 통해 서로의 삶에 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발달장애인의 경험과 이야기를 통해 세상이 조금 더 나아졌으면 합니다. 그 이야기는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아닌 발달장애인의 목소리로 들려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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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니스트 백정연 (whitejy8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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